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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유동성의 힘, 코스피 2400 ‘맛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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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고객예탁금 사상 최고 수준 육박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도 주춤

“2450 돌파하면 신규 자금 유입

기관 주도 장세로 대세상승 지속”


코스피가 파죽지세로 2400선을 장중에 뚫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 외에도 증시 유동성의 힘으로 코스피는 사상 첫 7개월 연속 상승이라는 신기록 작성을 하루 남겨 놓았다.

29일 코스피는 13.10(0.55%) 오른 2395.66으로 거래를 마쳐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날 오전 한때 2402.80까지 치솟으며 2400시대의 맛보기도 연출했다. 올해 개장 첫날 2026.1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이로써 6개월 만에 18.2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올해 ‘마디 지수’를 계단 오르듯 차례로 돌파했다. 2월21일 2100을 돌파한 뒤 64일 만에 2200고지를 밟았다. 이어 5월4일 2241.24로 6년 만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후 가속도가 붙으며 마디 돌파 기간을 단축했다. 52일 만에 2300을 넘어섰고 이날 장중이지만 38일 만에 2400선을 터치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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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대가 높아질수록 똑같은 100포인트를 밀어 올리는 데 더 많은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도 도달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증시에 유동성이 농축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25조원으로 지난해 말과 견줘 15% 늘었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잔고는 8조5천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다.

외국인은 6개월 만에 국내 주식(코스닥 포함)을 10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줄곧 주식을 내다 팔기만 한 개인도 이달 들어 1조4천억원 순매수로 가세했다. 다만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순매도 중이다. 이달에만 3조5천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기관의 순매도는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 때문이다. 증시의 개미군단은 서서히 주식 쇼핑에 나서고 있지만 ‘펀드 개미’는 아직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행진에도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끊이지 않는 것은, 2011년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1800~2100)에 갇히면서 박스권 하단에서 돈을 넣고 상단에서 빼가는 습관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 자료를 보면, 코스피가 2100과 2150에 도달한 시기에 펀드 환매 규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9723억원이 순유출됐고 2분기에도 1조8020억원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코스피가 2350을 돌파한 이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5월에 1조원까지 늘었던 환매 규모가 이달엔 4천억원으로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주식형 펀드에 신규 자금이 들어오면 기관 주도의 장세가 시작돼 대세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과거 주식형펀드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시기(1999년 5월, 2009년 10월 등 4차례)의 공통점은 주가가 전년 고점 대비 20~30% 이상 상승했다는 점이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이번에 코스피가 2450을 뛰어넘으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영 아이비케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말부터 펀드로 신규 자금이 들어오면서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전환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시의 실탄인 예탁금과 주식형펀드의 방아쇠가 당겨져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과 코스피 추이는 상관성이 높다. 올초 8조원을 밑돌던 하루 평균 주식거래대금은 이달 9조5천억원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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