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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저작권 문제 등에 발목 잡힌 군산 우체통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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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폐우체통에 외국 캐릭터 그려 인기

하지만 왜색 논란과 저작권 문제 일어

군산시 “막 불지핀 도시재생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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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등으로 논란이 일자 상인들이 흰색페인트로 그림을 지웠다. 군산시 제공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해 명소가 된 전북 군산 우체통거리가 최근 저작권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칫 도심재생사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군산시는 지난해 9월 옛도심 군산우체국 주변의 상인들로 꾸린 ‘도란도란공동체’가 공모사업을 통해 보조금 365만원을 지원받아 군산시 중앙로 일대에 우체통거리를 조성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북지방우정청의 협조로 폐우체통 28개에 피카츄 등 포켓몬 캐릭터를 비롯해 도라에몽, 미니언즈, 토토로, 아톰, 앵그리버드, 스파이더맨, 어린왕자 등의 그림을 그렸다. 실제 사용하는 우체통이 아니라, 도심재생사업 하나로 시도한 일종의 볼거리용 조형물이다.

주민들이 직접 상가 앞에 폐우체통을 설치한 뒤 그림을 그려 예쁜 우체통을 만들자 관광객들이 이곳을 많이 찾았다. 특히 이곳은 군산 근대역사박물관과 가까워 인기가 높다. 페이스북 등에는 “이제 쓸 일이 별로 없는 우체통이 도심거리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알록달록 귀여운 우체통은 군데군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벤치도 마련돼 있다. 스마트폰과 이메일로 인해 손편지를 쓰지 않는 요즘 군산 우체통거리에서 옛추억을 되살려 보라”는 추천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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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일기 전 군산 우체통거리에 설치된 우체통 캐릭터 모습. 전북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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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전북도 페이스북에 이 우체통거리를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게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폐우체통에 그릴 그림이 일본·미국 애니메이션밖에 없었느냐”, “일제수탈의 아픔이 있는 군산에 일본문화를 홍보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저작권 침해로 걸릴 것 같다” 등의 주장이 올라왔다. 이런 상황을 전북도가 군산시에 알렸고 이를 안 주민들이 부담을 느끼고 지난 26일 우체통에 흰색 페인트를 덧칠해 그림 일부를 지웠다. 해당 상인들은 “논란이 되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군산과 관련한 그림을 다시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적극 참여로 도시재생에 불씨를 지폈는데 최근 논란을 빚어 바로 그림을 지웠다. 그만큼 주민들이 순수하신 것 같다. 지금 당장 우체통을 실제 운영하지는 않지만, 1년 뒤에 배달하는 느린 우편을 계획했었는데 아쉽다. 관련 보도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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