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다보스포럼이 열리고 있는 중국 다롄의 한 호텔에서 장승준 MBN 사장이 장야친 바이두 총재(왼쪽)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바이두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장 총재는 바이두가 자율주행차 등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계 세계경제포럼 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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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는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넘어서는 ABC클라우드가 필요하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에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바이두의 장야친(張亞勤·51) 총재는 27일 사흘간 일정으로 개막한 중국 다롄 하계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장승준 MBN 사장과 만나 대담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장 총재가 말한 ABC클라우드는 지능화한 클라우드서비스를 말한다.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Big Data)를 클라우드(Cloud)에 접목시켜 기존 클라우드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BC클라우드 개념은 이미 바이두 검색엔진에도 적용되고 있다.
또 장 총재는 AI 시대에는 대화하는 것처럼 소통할 수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가 마우스와 터치를 대신할 것으로 진단했다. 장 총재는 "PC 시대에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입력장치였고, 서버가 운영체제가 됐고, 모바일 시대에는 터치가 입력장치였고 클라우드가 그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는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음성인식이 입력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총재는 "이를 뒷받침하는 운영체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능화한 클라우드, 즉 ABC클라우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두는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지난해 선정한 세계 스마트 기업 순위에서 세계 2위에 올랐다. 1위는 아마존이다. 바이두는 한때 '구글의 짝퉁'이라는 오명도 썼지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8위에 그쳤다. 다음은 대담 주요 내용이다.
―장승준 MBN 사장=바이두는 30일 내에 망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한다고 들었다. 바이두에 가장 무서운 적은 누구인가.
▷장야친 바이두 총재=기업은 항상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사실 30일이 아니라 3일 안에 파산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바이두는 중국 내외부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가장 큰 적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 전 세계와 산업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시대는 PC 시대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인다. PC에서 모바일로, 이제는 모바일에서 AI로 대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AI는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하는 동인이 되고 있다.
―AI시대가 도래했는가.
▷이제 모든 제품을 개발·생산할 때 AI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야말로 AI 시대다. PC에 윈도가 있고 모바일에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OS)가 있는 것처럼 바이두는 혁신적이고 탁월한 AI 운용체제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바이두의 AI 운용체제는 두어(Duer)OS다. 두어OS는 기본적으로 음성인식을 통해 소통하는 음성대화 플랫폼이다.
모든 시스템에는 사용자와 가까운 시작점이나 입력부문인 프런트엔드(front end)와 이 같은 서비스를 지원하는 백엔드(back end)가 있다. PC의 경우 프런트엔드는 키보드와 마우스이고 백엔드는 클라이언트서버다. 모바일에는 터치가 인터페이스의 시작점이 되고 백엔드는 클라우드(인터넷으로 연결된 초대형 고성능 컴퓨터―데이터센터―에 소프트웨어·콘텐츠를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그리고 AI 시대에는 프런트엔드가 음성인식을 통한 쌍방향 소통이고 백엔드는 증강된 클라우드, 즉 인텔리전스 클라우드다. 여기서 말하는 인텔리전스 클라우드를 바이두는 ABC클라우드라고 부른다. AI와 빅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접목시켜 기존 클라우드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인터넷 회사가 자율주행차 개발에 올인하는 이유는.
▷물론 우리가 직접 차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대신 무인차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데이터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AI, 텔레메틱스, 소프트웨어, 장애물 탐지 센서, 내비게이션 등의 기술은 사실 인터넷기업인 바이두가 하고 있는 업무와 유사하다. 모바일에 들어가는 기술이 이제 무인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바이두가 AI 기술이 필요한 무인차로 외연을 넓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보다는 인터넷 기업이 하는 게 맞는다.
또 미래 자동차는 자동차라기보다 모바일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다. 전기라는 새로운 동력, 공유경제, 빅데이터 3가지가 자동차 개념을 바꿔 놓을 것이다. 바이두라는 인터넷 기업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것은 바로 이렇게 자동차의 외연이 운송수단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 착륙선인 아폴로 탐사선처럼 바이두는 아폴로라는 개방형 오픈소스플랫폼을 구축, 바이두가 축적한 빅데이터를 모든 파트너들과 공유함으로써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리차동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는 물론 보쉬, 콘티넨털 같은 다양한 자동차 부품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바이두는 60여 개 자동차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오프라인 결합전략(O2O)으로 검색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2년 전에 바이두는 O2O를 집중 공략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비즈니스 확대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연결성을 키우자는 시도였다. 최근에는 온라인 기술·콘텐츠 개발 등 온라인 비즈니스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여전히 영화표를 사거나 음식물을 시킬 때 바이두의 O2O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2년 전처럼 고객에게 보조금을 주는 식으로 사용을 유도하지는 않고 있다. 다른 인터넷 업체들도 O2O 시장 선점을 위해 고객들에게 커다란 혜택을 주는 등 한바탕 경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이런 국면이 마무리된 상태다.
―요즘 관심을 갖는 분야는.
▷핀테크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 사실 금융이라는 것은 고객 신용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고객신용을 제대로 알아야 연체율과 부실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두는 막대한 수의 회원 등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데이터가 모여 고객 신용을 평가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기존 고객 빅데이터와 핀테크기술을 결합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AI 시대에 빅데이터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트렌드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당연히 심령술사가 미래를 예견하는 식은 아니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에 기반해서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로봇은 알파고가 보여준 것처럼 특정 부문에서 사람의 능력을 넘어서는 스마트함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정을 내릴 때 데이터분석을 통해 도움을 주고 외부와 연결할 때 도움을 주는 비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 장야친 총재는 누구?
장야친 총재는 12세에 중국과학기술대학교에 입학했고 23세에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수재다. 2005~2014년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태평양 R&D 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4년 9월부터 바이두 미래사업과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1997년 불과 31세 나이에 국제전기전자공학학회 100년 역사상 최연소 펠로로 선정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60개 이상의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500편 이상의 논문을 썼다. 중국 최고 정책자문기구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활동했다.
[기획취재팀 (중국 다롄) = 박봉권 부장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박용범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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