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명중 17명 하반기부터 수축”
“분양시장은 계속 확장국면”
수도권 주택매매시장이 올 상반기에 정점을 찍은 뒤 하반기부터는 수축국면에 접어든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따라 높아진 국내 시중 금리 상승 압력이나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가 수도권 주택매매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시장 경기국면 평가 및 과제’ 이슈 보고서에서 부동산 전문가 25명을 상대로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7일까지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담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조사는 아니며,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을 고려해 이루어졌다고 한은 쪽은 설명했다.
자료 :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6월> |
이번 조사에 참여한 25명 중 16명은 올 상반기 주택매매시장이 ‘확장기’라고 봤다. 한은은 현재의 부동산 국면에 대해 회복기와 호황기, 후퇴기, 침체기 4가지로 구분해 질문을 던졌는데 이 중 회복기나 호황기라고 응답한 전문가가 16명이라는 것이다. 다만 한은은 회복기와 호황기 중 호황기 응답 비중이 더 높았다고 밝혔으나 상세한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올 상반기 주택매매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주택입주물량’ 부족과 ‘도심재정비사업’을 꼽았다. 한은은 설문에서 이 두가지를 포함해 금리변화·정책요인·지역경제상황·인구변화·기타 등 모두 7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눈길을 끈 대목은 전문가들이 바라본 올 하반기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전망이다. 응답자 25명 중 17명이 올 하반기엔 수도권 주택매매시장이 수축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바라봤다. 수축국면 중에서도 침체기보다 후퇴기 응답 비중이 높았다. 올 상반기엔 주택시장이 호황기로 봤다가 하반기에는 후퇴기에 들어간다고 보는 전문가가 많았던 셈이다.
‘금리 변화’와 ‘정책 요인’이 주택매매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은 응답이 전체의 77.7%에 이르렀다. 올해 두 차례 정책 금리를 인상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움직임이 빨라지는 등 시중금리 상승압력이 올 하반기에 더 커지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한층 더 강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분양시장은 올 상반기나 하반기 모두 확장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분양시장만큼은 계속 활황세를 탈 여지가 높다는 것이다.
한편 이 설문조사는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와 재건축 규제 강화를 뼈대로 한 ‘6·19 부동산 대책’이 나오기 전에 진행됐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 확대와 함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 조기 종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초과이익 환수 유예 조기 종료는 6·19 대책에 빠져 있는 점을 염두에 두면 정부의 이번 대책이 전문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셈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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