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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갑질하고 사과 반복…본사 횡포에 속타는 가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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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스터피자 회장, 사과뒤 “사퇴”

보복 영업·친인척 업체 갑질 논란

1년전에도 경비원 폭행으로 사과

불매운동 계속돼 가맹점들 발동동

호식이치킨·죠스떡볶이 사건 등

본사 리스크에 가맹점들만 피해

‘점주 피해보상’ 법률 개정안 발의



‘보복 영업’ 의혹, ‘갑질 논란’을 일으킨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엠피(MP)그룹 회장이 26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년여 만에 또 대국민 사과를 한 정 회장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누그러들지 않으면서, 불매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오너 리스크’로 가맹점이 잇따라 피해를 보면서, 점주들이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우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엠피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검찰 수사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미스터피자를 탈퇴한 가맹점주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열어 피자·돈가스를 싼 값에 파는 이른바 ‘보복 영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 회장은 “논란이 되는 이천점과 동인천역점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즉시 폐점했다”고 말했다.

미스터피자는 피자 재료인 치즈를 가맹점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회장의 동생 등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어 비싼 가격으로 치즈를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에 정 회장은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 있는 친인척을 철저히 배제,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며 “각계 전문가와 소비자 대표, 가족점 대표가 참여하는 가칭 ‘미스터피자 상생위원회’를 구성해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도 소비자 반응은 냉랭하다. 정 회장은 지난해에도 50대 경비원을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에는 1년 전 정 회장의 사과 발언을 올리며 “조만간 여론이 잠잠해지면, 또 다시 갑질을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불매운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서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지난해 경비원 폭행으로 불매운동이 엄청났다. 또 이런 상황이 되니, 미치겠다”고 호소했다. 실제 지난해 불매운동 영향으로 미스터피자 점포 410여곳 가운데 60곳이 폐업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도 최근 최호식 전 회장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물의를 빚어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 전 회장은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점주들은 매출이 반토막으로 내려가는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대로 된 배상이나 보상 시스템이 없어 가맹점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오너가 직접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가맹본사의 ‘갑질’로 가맹점이 피해를 본 경우도 많다. 죠스떡볶이를 운영하는 죠스푸드는 본사가 부담해야 할 점포 리뉴얼 비용의 일부를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겨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 역시 쇠고기 장조림 등 식자재를 특허받았다고 속여 가맹점에 공급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최근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프랜차이즈 본부와 경영진이 가맹사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등 가맹점에 손해를 끼치면 배상하도록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의원은 “가맹사업법에 경영진 행위로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고 가맹사업자가 손해를 보는 경우 가맹업주에 대한 배상이나 지원 등을 법률로 정해 가맹사업자들을 더 보호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맹점주들 역시 “최소한의 보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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