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는 충돌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른 나라 대사관이 포위당했다는 그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한반도 전쟁 억지와 평화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유일한 동맹국의 대사관을 포위했다. 사드는 북핵·미사일로부터 주한미군과 우리를 지키기 위한 방어 체계다. 원해서가 아니라 불가피하게 한 선택이다. 그런데 중국은 북핵 제재는 미온적으로 하면서 한국이 사드를 들여왔다고 보복을 하고 있다. 이런 중국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는 거의 없었다.
아무리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망동이라고 해도 미국 사람들이 이 행태를 어떻게 볼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워싱턴이나 도쿄의 우리 대사관이 미국이나 일본 사람들에 의해 포위당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겠나.
민노총은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를 이른바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설정하고 30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지난주에는 건설노조 조합원 수천명이 출근길 서울 도심 도로를 점거하고 청계천 일대에서 노숙하기까지 했다. 이번 사드 집회도 이 총파업을 위해 분위기를 돋우려는 것이다. 파업에 사드 문제가 왜 끼어드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어떻든 핵심 중 하나다. 사드는 이미 논란이 끝났어야 하고 그럴 수 있었다. 그것을 새 정부가 끊임없이 논란거리를 만들어내고 이제 민노총 같은 극렬 세력들이 미대사관 포위까지 하고 있다. 이번 주 한·미 정상회담이 겉으로 어떤 발표가 나오든 속으로 동맹 관계는 많은 상처가 나고 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