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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코스피는 선진지수 편입 안하나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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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CI 지수조정 후폭풍 ◆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MSCI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지금은 다소 시들해진 상태다. 중장기적으로 우리 증시에 걸맞은 위상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투자자금을 공급받기 위해 선진지수 방향으로 가야겠지만 이것만을 위해 현 제도의 이점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금융당국의 계산 때문이다.

MSCI는 21일 새벽(한국시간) 중국A주를 신흥국지수에 편입하겠다고 밝혔으나 한국 증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우리나라는 2008년 MSCI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4년 빠진 바 있다. 지난해에는 다시 관찰대상국 이름에 올리기 위해 금융당국이 팔을 걷고 나서기도 했지만 불발됐다. MSCI가 요구한 몇 가지 조건 중에는 우리가 들어줄 수 없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원화의 전면적인 역외거래 허용과 외국인 투자등록제도 폐지다. 금융당국은 점진적으로 제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주식과 외환시장에 한해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올 들어서는 외국인 통합계좌를 전면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화의 전면적인 역외거래 허용은 현재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우리 경제가 수출입 비중이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임을 고려할 때 외환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외 외환거래 허용을 단기적으론 추진하기 곤란하다"며 "대신 근본적으로 우리 증시의 매력도를 높여 안정적인 자금 유입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은 당연히 필요한 작업이다. 우리나라 증시는 1990년대 초 MSCI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서 한 단계 도약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MSCI신흥국지수에 처음 부분 편입(시가총액 비중 20%)된 1992년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이후 2년간 코스피가 44% 급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편입이 진행돼 1998년 100% 편입을 마쳤을 때는 이후 2년간 코스피 수익률이 181.43%에 달했다.

특히 선진지수 추종 자금 중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선진지수 이동은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당장 시간은 있다. MSCI가 신흥국지수에 중국A주 편입을 알리긴 했지만 시간은 상당히 걸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MSCI 입장에서도 신흥국지수 내에 중국지수 비중이 커지면서 '신흥국지수=중국지수'가 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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