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면담 사진은 뺐다. 이번 AIIB 연차총회의 의장 역할을 맡았는데도 말이다. 왜 이렇게 한 것인지 중국 재정부의 의도는 알 길이 없다. 상식대로라면 중국의 여전한 불편함이 읽힌다.
지난 16일에도 비슷한 해프닝이 있었다. AIIB 연차총회가 개막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만큼 주목 받은 이벤트는 한중 재무장관의 양자면담이었다. 한중 재무장관의 양자면담은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만에 이뤄졌다.
기재부는 양자면담 결과를 담은 자료와 함께 사진을 배포했다. 그런데 샤오제 장관의 표정이 유독 어두웠다. 무표정하게 악수하는 장면은 환한 표정의 김 부총리와 대조적이었다. 샤오제 장관은 예전에도 비슷한 표정이어서 당시엔 그냥 넘어 갔다.
기재부에서도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회담 분위기는 좋았다고 한다. 회담 말미에는 “다시 만나자”는 말까지 나왔다고 했다.
사진 몇 장에 굳이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는 건 결국 사드(THAAD) 문제 때문이다. 양국의 경제관계는 한반도의 사드 배치 이후 냉랭해졌다. 그래서 제주에서 열린 AIIB가 한중 간의 사드로 인한 경색국면을 푸는 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사였다.
한중 재무장관의 양자면담에서 사드가 논의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기재부는 양자면담의 관례상 구체적인 면담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견고한 경제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는 메시지만 남겼다.
AIIB 연차총회가 한중이 사드로 인한 앙금을 푸는 출발점 역할은 한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반응을 보건대, 아직 관계복원은 갈 길이 먼 것 같고 섣부른 기대는 접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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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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