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 성희롱한 부장검사·브로커 향응 받은 검사 ‘면직’

[한겨레] 대검 감찰본부, 20일 법무부에 징계 청구하기로 의결

“사건 브로커로부터 300만원대 향응” “여검사 등 성희롱’

‘골프·술 접대’ 통보에도 무사 개업한 전 부장판사와 대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의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20일 감찰위원회를 열어, 사건브로커로부터 향응을 받은 정아무개 고검검사와 여검사·여성실무관들에게 성희롱 언행을 한 강아무개 부장검사 등 2명의 면직 징계를 법무부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감찰본부에 따르면, 정 검사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건브로커로부터 2014년 5월부터 10월까지 식사와 술, 골프등 모두 8차례에 걸쳐 30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다. 정 검사는 또 같은 해 6월 동료검사가 이 사건브로커를 수사하자 특정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검사에게 향응을 제공한 사건브로커는 이를 빌미로 사건 관계인 3명으로부터 사건 청탁 명목으로 8900만원을 수수하기도 했다고 감찰본부는 밝혔다.

강 부장검사는 2014년 3~4월 여성검사나 여성실무관들에게 “영화를 보고 밥을 먹자”거나 “선물을 사주겠으니 만나자”는 문자 메시지를 야간과 휴일에 여러 차례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승용차 안에서 여성실무관의 손을 억지로 잡는 등 부적절한 행동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검사 등에 대한 검찰의 면직 청구는 피의자인 건설업자로부터 여러 차례 룸살롱과 골프장에서 접대를 받아 검찰의 비위사실 통보까지 받은 부산고법 소속 문아무개 전 부장판사에 대해 아무런 징계나 조사 없이 변호사 개업을 하도록 방치한 법원행정처의 조처와 대비된다.

그동안 성추문과 관련해서는 회식 중 국선전담 변호사와 여기자에게 부적절한 언행과 신체 접촉을 한 검사가 각각 견책이나 내부 경고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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