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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밀양 할머니, 문 대통령에 편지 “나를 빨갱이라고…너무 억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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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송전탑 반대’ 손희경 할머니 삐뚤빼뚤 손편지

19일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행사때 전달

“대통령께서 127번 움막 방문…해결해주시길”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을 마치고 나오다 밀양 송전탑과 관련된 할머니가 오열하자 다가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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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전,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원전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행사 종료 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이때 밀양 송전탑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손희경(82·북부면 위양마을) 할머니는 문 대통령을 향해 큰절을 했다. 놀란 대통령이 손 할머니에게 오자, “우리 밀양 할매 할배 27명이 직접 써서 청와대에 전달했던 편지를 바쁘시더라도 꼭 읽어봐 달라”고 호소했다. 손 할머니가 문 대통령에게 전한 손편지 내용은 어떤 내용일까? 다음은 손희경, 박윤순 할머니가 문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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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경 할머니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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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밀양 부북면 위양리에 사는 덕촌할매입니다. 한평생 농사만 지으며 자식 4명 성장시켜 왔습니다. 그런데 송전탑 반대 운동 하면서 너무도 억울하여 대통령님께 하소연 올립니다.

시내 목욕탕에 가면 돈 받고 반대운동 한다든지, 누구는 빨갱이라고 하고, 정말로 분하고 억울합니다.

저는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남한테 싫은 소리 안 들으며 살아왔는데,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합니까. 돈 좋아하지 않는 사람 어디 있습니까. 그렇지만 고향 지키려고 온갖 유혹도 뿌리치고 양심을 지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2014년 6월 8일 날, 대통령께서 127번 (밀양 송전탑) 움막을 방문하신 것 기억하시나요. 그날 울면서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살려달라고. 그때 무언가 도울 길을 찾겠다 하셨습니다. 이제는 밀양 송전탑 문제를 해결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여생 송전탑을 뽑아내는 것이 저 소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나이 많은 할머니 소원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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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순 할머니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손편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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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님.

저는 많이 배우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좋고 나쁜 것은 알고 있습니다. 뭐가 옳고 무가 나쁜 것이라는 것을요. 나쁜 것은 무엇인가 하면요. 송전탑이 건강에 안 좋다는 것. 한전은 마을 돈 잔치. 경찰이 무지막지하게 철거한 움막. 밀양시청 공무원의 마을 주민 이간 시키는 것 말이요.

옳고 좋은 것은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다는 것, 그리고 원전 짓는 것 중단하는 것, 그리고 원전 짓는 것 중단하는 것, 그리고 나쁜 짓 하는 놈들 잡아넣는 것. 문재인 대통령님 재발 나쁜 것 확실히 조사하여 가슴에 맺힌 응어리 좀 풀어 주십시오. 그리고 필요 없는 밀양 송전탑 뽑아 주십시오. 사랑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밀양 송진댁 할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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