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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유괴·살해된 인천 초등생 母 "숨쉬는 것조차 힘들다…가해자 엄벌해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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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10대 소녀가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한 가운데, 피해자의 부모가 이 소녀와 공범을 엄벌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피해자 A(8)양의 어머니는 19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탄원 동의를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양의 어머니는 “내 아이의 억울한 죽음과 그로 인한 우리 가족의 충격과 슬픔이 여러분을 불편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런 억울한 충격이 다시 이 땅에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썼다.

이어 “가해자들에게 더욱 엄격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란다”며 “(동의받은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A양의 어머니는 컴퓨터로 작성한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도 사진으로 찍어 함께 게시했다.

그는 호소문을 통해 “존재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주고 힘이 되어주던 아이를 잃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라며 “아이를 위해 마지막까지 진실을 밝혀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임을 알기에 불편한 이야기를 다시 꺼낼 수 밖에 없는 저희의 처지를 헤아려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가해자들은 12명이나 되는 변호인단을 꾸려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 주장하고 있다”며 “여덟 살 밖에 되지 않은 꽃같은 아이를 사냥하자는 말로 공모해 사건을 계획했을 뿐만 아니라 무참히 살해하고, 훼손하고, 유기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정신과적 소견으로 형량을 줄이려 하고 있다”며 “그들의 형량이 줄어들어 사회에 복귀하게 된다면 그들의 나이는 20대 중반 밖에 되지 않는다. 충분히 죗값을 치르고 잘못을 반성하게 하려면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양의 어머니는 “사회적 지위와 많은 돈으로 윤리와 도덕 없이 이런 범죄를 덮으려하는 행태에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A양을 살해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사체손괴, 유기)로 기소된 고교 자퇴생 B(17)양은 이달 15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B양의 변호인은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아스퍼거증후군 등 정신병이 발현돼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B양은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쯤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A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간 뒤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은 범행 당일 오후 5시 44분쯤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재수생 C(19)양에게 훼손된 A양의 시신 일부를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양은 훼손된 시신 일부를 건네받아 재차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살인방조 및 시체유기)로 구속기소됐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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