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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학교 이름이 ‘대변’? “우리 학교 이름 좀 바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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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학교 이름이 ‘대변’? “우리 학교 이름 좀 바꿔 주세요”/부산 기장 대변 초등학교.


부산 기장의 한 초등학교가 이름 바꾸기 운동에 나섰다.

부산 기장군 기장읍 대변(大邊)리에 위치한 대변 초등학교 얘기다. 1963년 개교한 대변 초등학교는 지역 명에서 학교 이름을 따왔다. 조선시대 공물 창고였던 대동고(大同庫)가 있어 대동고변포(大同庫邊浦)로 부르다가 줄여서 ‘대변’이라고 부르게 됐단다.

한자로 보면 문제가 없지만 배설물을 떠오르게 해 놀림감이 되자 개명 작업에 나선 것.

학교 이름 바꾸기는 이 학교 5학년 하준석 군의 아이디어다.

하 군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부학생 회장 선거에 나섰을 때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하 군은 교명 변경 공약을 한 배경에 대해 “축구대회나 로드릴레이에 저희가 나가면 사회자가 '대변초등학교 나오세요' 하면 다른 초등학교 학생들이 '똥 아니냐' '변기'라 하고 웃는다”며 “이런 대회나 나갔을 때도 놀림을 받고 그러니까 부회장이 되면 교장 선생님이랑 학생 애들한테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교명 변경 아이디어를)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활동 내용도 소개했다. 하 군은 “멸치축제 때 회장 누나랑 부회장 형이랑 저랑 저희 3명이 돌아다니면서 관광객들이랑 졸업생들한테 사인을 받으러 다녔다”며 “동네 어른들한테 편지를 쓰고 선배들한테도 편지를 썼다”고 밝혔다.

4개월 간 약 3000명의 서명을 받았다는 하 군은 일부 졸업생 등의 개명 반대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이랑 마을 이장님과 학부모님들께서 함께 설득을 하고 계시고 졸업생 중에 반대하는 분들은 동창회에서 설득하고 계시다”고 덧붙였다.

학교 이름을 바꾸려면 졸업생과 지역 주민의 동의를 받은 뒤 시 교육청의 교명선정 위원회, 시의회 조례 개정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학교 최영숙 교감은 이날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졸업생,지역민,학부모 등을 상대로 홍보하고 서명을 받는 단계”라면서 “졸업생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데, 동창회에서 졸업생 설득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8월까지 찬반 의견이 정리되면 9월부터 교명 공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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