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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획일화 교육은 시대 역행적 발상" 원조 자사고들, 폐지 공약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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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고·상산고 등 5개 학교

"폐지 땐 조기유학 등 부작용… 문제점 있다면 개선·보완을"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해 원조 자사고 격인 민족사관고·상산고·포항제철고·광양제철고·현대청운고 등 5개 학교가 19일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학교들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처음으로 자사고로 지정된 학교들이다.

5개교는 이날 성명에서 "(자사고가) 사교육을 부추긴다거나 대입 준비 기관으로 학교를 서열화한다면서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며 "자사고는 내실 있는 수업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명문대 합격률이 높은 것이다. 명문대 합격률이 높은 상황만 보고 입시 준비 기관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또 "국가 주도의 획일화 교육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평등성을 내세워 수월성 교육을 문제 삼는 것은 교육을 정파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편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사고를 폐지할 경우 조기 해외 유학에 따른 외화 유출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운영상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등 발전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사고 학부모들도 행동에 나섰다. 서울 지역 23개 자율형 사립고 학부모 모임인 '자사고 학부모 연합(자학연)'은 이날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자사고가 고교 서열화 주범인지, 또 청산해야 할 적폐인지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공개 토론하고 싶다"면서 면담을 요청했다. 유시현 자학연 총무는 "저는 고3 엄마인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가리켜 적폐 세력이라니 기가 막힌다"면서 "정치인들이 5년 주기로 학교를 없애겠다, 열겠다 반복하는 이유가 도대체 뭔지 따져 묻고 싶어서 이렇게 나왔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다른 일정이 있다는 이유로 자학연 학부모들과 만나지 않았다.

자학연은 오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 반대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도 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주 내에 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8일 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 등 자사고 3곳과 서울외고(특목고)의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관내 외고·국제고·자사고를 폐지하는 방안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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