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20대 기업 중 중국이 7곳
미국 벤처투자사 클라이너 퍼킨스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7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인터넷 기업 시가총액 상위 20위 순위에 중국 기업 7곳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국(12곳)에 이어 둘째로 많다. 인터넷·게임 업체 텐센트가 시총 3350억달러(약 376조2000억원)로 애플·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페이스북에 이어 5위에 올랐고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3140억달러)가 6위였다. 두 회사의 시총은 한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28조5000억원)의 10배가 넘는다. 중국 1위 포털 바이두는 10위를 차지했고 인터넷 금융회사 앤트파이낸셜(13위), 전자상거래 업체 JD닷컴(14위), 차량 공유 업체 디디콰이디(15위), 스마트폰·콘텐츠 업체 샤오미(17위) 등도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인터넷 기업 3곳 중 한 곳은 중국 기업이라는 것이다〈표 참조〉.
특히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인터넷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총 순위에서도 각각 9위와 10위에 올랐다.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올해 주가가 각각 4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인터넷 기업 중 가장 주가 상승 폭이 컸던 아마존(35%)과 페이스북(32%)을 앞선다.
◇모바일 인터넷 사용 폭발적 증가세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중국인들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터넷 사용자 7억3100만명 중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는 6억9600만명에 이른다. 2015년과 비교하면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는 11% 늘었고, 이용 시간은 무려 30%나 증가했다. 메신저와 쇼핑, 게임, 동영상, 음악 등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인터넷 업체들이 콘텐츠와 광고 판매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덩치만 커진 것이 아니라 내실까지 갖춰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텐센트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은 39%로 페이스북(45%)에 버금가고 전자상거래 분야의 알리바바도 30%에 달한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가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미국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규제한 덕분에 중국 인터넷 시장의 성장은 고스란히 중국 기업들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 축적한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신사업 발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클라우드(서버 임대) 사업과 핀테크 금융, 바이두의 모바일 운영체제와 지도 서비스 등은 이미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클라이너 퍼킨스의 유명 벤처투자가 메리 미커는 "미국과 중국이 인터넷의 다음 챕터(chapter·장)를 열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건형 기자(defying@chosun.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