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민메신저 ‘위챗’을 소유한 텐센트(HKG:0700)가 명품 기업들과 손을 잡았다.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이다. 외신들은 중국 전자상거래 급증하고, 모바일 쇼핑이 늘어나는 트렌드에 발맞춘 변화라고 분석하고 있다.
◆ 9억명 국민 메신저 기반으로 명품 유혹하는 텐센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각) 최근 롱샴, 버버리, 카르티에 등 유명 고급 브랜드들이 중국 메신저 ‘위챗’을 통한 판매를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위챗을 통한 명품 판매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은 지방시와 디올 제품 판매를 위한 현지 수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텐페이의 개발 과정/ 텐센트 홈페이지 캡쳐. |
디올, 롱샴 등 유명 패션브랜드들은 위챗의 사용자가 9억명에 달한다며 중국 모바일 유통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롱샴의 장 카세그렌 최고경영자(CEO)는 "한정판 핸드백 판매에 위챗 사용자들이 매우 관심을 보였다"며 "앞으로 위챗에서 판매될 제품군 확장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모바일메신저 기업에서 전자상거래 업체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는 텐센트도 럭셔리 패션브랜드 판매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텐센트의 마틴 라우 사장은 "위챗은 유통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의 모바일 유통시장 개척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NYSE:BABA) 그룹에 대한 도전으로 분석된다고 WSJ는 전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이미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리서치기업 어낼러시스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시장점유율은 54%, 위챗페이를 포함한 텐센트는 1분기 40%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회사의 매출액 증가 예상치/ 비지니스 인사이더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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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메신저 타고 커지는 中 전자상거래 시장
알리바바, 텐센트 이외에도 검색 포털업체 바이두 등의 기업들은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온라인 거래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베인앤컴퍼니는 올해 중국의 온라인 거래가 약 8700억달러(6조 위안)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손꼽히는 알리바바의 거래액이 5470억달러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미국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는 이베이와 아마존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위챗의 모바일 결제 수단인 위챗페이와 알리바바의 결제수단 알리페이가 선전하면서 모바일 결제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업체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는 2020년까지 6조3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연평균증가율(CAGR)의 33%에 해당된다. 1인당 결제액도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와 더비아이인텔리전스(The BI Intelligence)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인당 모바일 결제액은 17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은 475달러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내 모바일 결제수단은 미국의 모바일 결제수단보다 훨씬 손쉽다”며 “이런 인프라가 갖춰지자 중국 모바일 상거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카르티에 매장앞에 중국인 고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 블룸버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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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신저 통한 텐센트의 명품 판매 성공여부는 미지수
하지만 일각에서는 텐센트의 명품 판매가 성공할 지는 두고 봐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텐센트보다 먼저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한 알리바바가 최근 저가 브랜드 유치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수년간 고급 브랜드 판매해 왔지만 최근에는 저가 브랜드를 유치에 나섰다. 소매업 컨설팅업체 L2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1년 동안 자사 쇼핑몰의 제3자 공급 상품 리스트에서 10대 럭셔리 브랜드 제품 중 73%를 줄였다. 대신 알리바바의 티몰에는 최고가 브랜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랜드인 태그호이어와 판도라 등이 신규 입점했다.
알리바바가 저가브랜드 판매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중국 내 사치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컨설팅 업체 베인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사치품 수요는 지난해 2390억유로(2670억달러)로 평년 수준이었지만, 올해들어 처음 감소세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짝퉁과의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도 알리바바가 고급 브랜드 판매를 줄인 것에 영향을 줬다. 구찌, 발렌시아가, 이브생로랑 등 명품 패션 브랜드를 소유한 케링 그룹(Kering SA)은 지난 2015년 알리바바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알리바바측이 모조품인 사실을 알고도 이를 눈감아주고 판매했다고 케어링은 주장했다.
럭셔리 브랜드 제품의 성격자체가 온라인 시장에 잘 맞지 않는다는 회의적 시각도 나왔다. 마케팅회사 디지털럭셔리그룹의 파블로 마우론 또한 "사치품 소비자는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구매하고 싶어한다"며 "어떤 소비자가 위챗에서 2000달러짜리 시계를 살 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정보회사 L2의 대니얼 베일리는 "위챗에서 수요 예측을 위한 일회성 판매가 아니라 더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이 정식 판매될 때까지는 온라인 실험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했다.
이윤화 인턴기자(akfdl3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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