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강제송환’ 수용…6월중 입국

[한겨레] 덴마크서 범죄인인도 항소 철회…인천공항 입국즉시 체포 가능성

최순실쪽 변호인 “수사 막바지이고 수개월째 아이 못만난 점 고려”

덴마크에 머물고 있는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2)씨가 한국 강제송환을 받아들이면서, 6월 중 입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씨가 ‘국정농단’의 핵심 수혜자 중 한 명인 만큼, 검찰이 정씨를 상대로 한 조사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혐의를 보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무부는 25일 “덴마크 법무부로부터 정씨가 범죄인 인도 결정에 대한 이의를 철회했음을 공식 통보받았다. 신병 인수 일정 협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2일 정씨가 덴마크 현지에서 체포된 지 144일 만이다. 덴마크 검찰은 지난 3월 정씨의 한국 인도를 결정했지만, 정씨가 이의를 제기하며 항소심 재판을 신청하는 등 구금 상태에서 ‘버티기’를 계속해왔다.

정씨가 강제송환을 받아들인 것은 자신이 연루된 이화여대 학사 비리 등 수사가 대부분 마무리됐고, 덴마크 항소심 재판 결과를 뒤집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두 살배기 아이와 떨어져 지내기 어려운 사정 등도 영향을 준 듯하다. 최씨 쪽 이경재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수사상, 법률상 사실관계가 대부분 드러나 정씨가 억울하게 뒤집어쓸 만한 것은 사라졌다고 봤다. 국외에서 수개월째 아이를 못 만나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범죄인 인도 확정 뒤 30일 안에 덴마크를 떠나야 한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송환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확한 소환 일정은 절차를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30일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 송환 때는 외교부와 검·경 관계자들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덴마크 사이에 직항편이 없어 정씨는 제3국을 거쳐 국내로 들어와야 하는데, 법무부는 경유국을 어디로 할지와 해당 국가의 호송 승인 과정·절차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씨가 도피 중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천공항 입국 즉시 체포될 수 있다. 앞서 검찰은 정씨가 덴마크 현지에서 ‘버티기’에 나서자 체포영장 유효 기간을 2023년 8월까지로 연장한 바 있다.

검찰은 우선 정씨를 상대로 최경희 전 이대 총장 등 교수들의 도움으로 부정입학을 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학점까지 딴 과정 등에 대한 추가·보완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씨가 삼성 뇌물의 주요 수혜자인 만큼 어머니 최씨가 삼성의 지원을 끌어낸 과정 등에 대한 보강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아울러 최씨 일가가 국내외에 보유했다는 숨겨진 재산과 관련해 정씨를 추궁할 가능성도 있다. 정씨는 덴마크 현지에서부터 “엄마가 하는 걸 다 알 수는 없다”는 태도를 유지해왔다. 정씨 조사 뒤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정씨가 구속수사를 받게 되면 줄곧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온 최씨의 태도에 변화가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홍석재 서영지 기자 forchis@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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