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의학칼럼]"부모님 악성림프종 너무 걱정마세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충청일보

대전선병원 혈액종양내과 정윤화 과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전=충청일보 이한영기자] 2017년 대한암학회지에 발표된 우리나라 통계자료에 따르면 암이 사망 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원인별 비율을 살펴보면,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심혈관, 뇌혈관계 질환이나 폐렴 등과의 격차도 매우 크다.

건강과 장수를 생각할 때 암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그 중 하나인 악성림프종은 매해 약 5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 암 발생률 순위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악성림프종은 체내에 가장 중요한 면역체계인 림프계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백혈병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고령화로 노인 환자의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노인 림프종 환자의 치료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악성림프종에 대해 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항암치료 결과, 노인 환자도 양호
악성림프종은 다른 고령암과는 달리 아무리 초기에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주된 치료가 수술적 절제가 아닌 항암치료이기 때문에 치료방법 중 항암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3∼4기로 진행된 경우 항암치료에 따른 결과가 매우 양호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어 노인환자의 경우 적극적인 항암치료가 권장되는 암종 중 하나다. 또한 '맙테라' 라는 악성림프종세포 (CD20을 표현하는 B세포형에 국한)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면역치료제가 이용된 후부터는 치료성과가 더욱 나아졌다. 이 면역치료제는 고령 환자에게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노인 림프종 환자에게도 표준 치료로 인정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대한내과학회지에 발표한 노인 악성림프종 환자의 치료경험과 결과를 보면, 70세 이상 고령의 미만성대세포성 B세포 림프종 (악성림프종의 가장 흔한 타입 중 하나로 비교적 공격적인 임상 경과를 보인다) 환자 44명 가운데 처음 계획된 '맙테라'를 포함한 면역항암치료를 완수한 19명 중 16명이 영상 검사에서 암이 완전히 없어진 큰 성과를 보였다.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 중 합병증을 경험한 환자를 포함하더라도 중앙생존기간(중간 순위로 오래 산 환자의 생존 기간)이 18개월 이상으로 다른 암종에 비해서 매우 양호했다. 이중에서는 90세가 넘는 나이에 치료를 완수해 치유의 기쁨을 누린 환자도 있다.

이 같은 노인 악성림프종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면역항암치료의 긍정적인 성과는 이미 외국에서 여러 차례 발표된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암학회차원에서 여러 대학병원에서 면역항암치료를 받은 80세 이상의 고령 환자의 악성림프종 치료경험을 모아 결과를 분석했는데 마찬가지로 암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결과를 보였다. 단순히 나이만 가지고 항암치료를 포기하거나 소극적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닌 표준 치료를 권장하는 것이 노인 악성림프종 환자에서도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항암치료 전 합병증 등 의사와 상의해야
이러한 긍정적인 성과 외에 몇 가지 당부할 사항이 있다. 첫째, 암환자의 치료 결정을 위해 환자가 항암치료를 잘 견딜 수 있을지 미리 파악하는 지표인 '수행능력(일상생활을 수행하는 활동 능력)'을 평가할 때, 노인 림프종 환자는 전신증상(발열이나 체중감소)에 의해 수행능력이 과도하게 저하되어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항암치료 후에 오히려 전신수행능력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치료 시행을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노인 환자가 항암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또는 합병증에 견디는 능력이 젊은 환자에 비해서 일반적으로 더 약한 것은 사실이다.

◇긍정적 마인드 가져야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노인암환자가 늘어나면서 노인암환자의 치료는 의료진에게나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 모두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악성림프종은 고령의 환자에서도 희망적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의료진에게 치료를 맡긴다면 림프종의 치료에 있어서 나이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한영 기자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