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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OLED TV 쑥쑥 크네… 고민 깊어지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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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TV 점유율 어느새 35%… LCD 주력 삼성 입지 좁아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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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이 급성장하며 프리미엄 TV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25일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 OLED TV 출하량은 21만8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급증했다. 세계 OLED TV 시장 규모는 2014년 7만7000대에서 올해는 138만대, 2023년에는 104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500달러(약 280만원) 이상 고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 비중은 2015년 15.5%에서 지난해 35%로 늘어났다.

이뿐이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자 평가지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TV 부문 평가에서 깜짝 놀랄 결과를 내놨다. 1위부터 공동 10위 두 모델까지 11개 가운데 LG전자는 8개, 일본 소니는 3개를 차지했다. 공동 10위인 소니 LCD TV를 제외하고 OLED TV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또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2015년 54.7%에서 올 1분기 11%까지 떨어진 반면, LG전자는 21.3%에서 40.8%로 상승했다. TV 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28%로 11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LG전자가 OLED TV를 앞세워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신기술 적용하며 업계 선도

현재 OLED TV의 핵심 부품인 패널은 전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 한 곳만 생산한다. LG디스플레이는 LCD 라인의 두 배가량 투자비가 드는 OLED 설비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는 세계 시장의 9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TV용 OLED 패널은 생산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가 신기술인 WRGB(백적녹청) 방식을 채택한 것이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중·소형 OLED 패널 생산에 쓰는 RGB(적녹청) 방식은 색 소재를 모기장 같은 틀 안에 균일하게 입히는 개념이었지만, WRGB는 각각의 색을 유리 기판에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업계에서는 WRGB 방식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형 패널에선 중소형과 달리 금속 틀이 처지는 현상이 생겨 RGB 방식으로는 대형 패널 양산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방식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전기공학)는 “대형 패널에 기존 RGB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시도는 기술 병목 현상이 걸렸지만, LG는 WRGB 방식으로 패널의 성능과 수명 등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고민 깊어지는 삼성

삼성전자의 경우 한때 OLED TV에 관심을 뒀지만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접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초 OLED TV를 출시한 것을 끝으로 LCD TV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에도 2.1% 정도로 미미할 것”이라며 “유기물질의 특성상 OLED TV는 7~8년을 쓰다 보면 화질 저하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TV는 LCD 패널 위주로 유지될 것으로 보고 OLED는 중소형 패널에 집중 투자하며 진입 장벽을 더 높게 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OLED 패널 생산 기술이 좋아지면서 LCD TV 대비 OLED TV의 가격 수준은 지난해 말 1.3배 정도로 좁혀졌다. 2년 전 2배였던 점을 감안하면 OLED TV가 차츰 가격경쟁력을 갖춰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LCD 기반의 신제품 QLED TV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고가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릴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병도 서울대 교수(경영학)는 “TV와 같은 IT(정보기술) 기기는 기술력에서 앞선 제품이 시장을 이끄는 기술주도 상품”이라며 “OLED TV는 제조 원가까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대중화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이용한 OLED 패널을 장착한 TV. LCD(액정표시장치) TV와 달리 화면 뒤에서 빛을 쏴주는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기 때문에 종잇장처럼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QLED(양자점 발광다이오드) TV
스스로 빛을 내는 무기물질인 퀀텀닷(양자점)을 사용한 TV. 아직 상용화 기술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퀀텀닷으로 만든 필름을 LCD 패널에 넣어 화질을 개선했다.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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