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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수사권 달라는 경찰향해 "과잉구금 먼저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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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5일 "(검찰과 경찰 간) 수사권 조정의 필수적 전제로 인권 친화적 경찰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경찰 자체적으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조 수석의 이날 발언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을 제고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관별 인권 침해 사건의 통계를 보면 경찰 구금시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두 기관의 민원인에 대한 태도에 인권 침해적 요소가 강하다는 방증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수사권 조정은 문 대통령 공약대로 추진하겠지만 선행조건 중 하나로 경찰 내 인권 침해적 요소를 없애달라는 얘기다.

조 수석은 또 "수사경찰과 행정경찰 사이를 재정립해 행정경찰이 수사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경찰 내부에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인권 보호와 수사·행정경찰 분리를 수사권 조정의 두 가지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조 수석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사안이다. 12년 전인 2005년 학술지 '서울대 법학'에 실린 '현 시기 검찰, 경찰 수사권 조정의 원칙과 방향'이라는 논문에서도 조 수석은 "경찰의 인권 침해가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국 14만여 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인 경찰은 국민과 직접 접촉할 일이 많고, 강제력을 수반한 공권력을 집행하는 기관이어서 인권 침해 가능성이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직결되는 수사뿐 아니라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경비, 지구대·파출소 직원들이 사건 초동 조치를 맡는 생활안전이 인권 문제와 연관된 경찰의 대표 분야다. 실제 인권위에 제소된 경찰의 인권 침해 사건 중 이들 3개 분야와 관련한 사건이 가장 많다. 수사경찰과 행정경찰 사이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정석환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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