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체육공원을 마라톤 특화 공원으로
약현성당·염천교 구두거리도 역사탐방길로
국토부, 5개 노선 추가되는 서울역 입체화
청계천과 한강 이은 대형 도심 사업 될까?
서울시가 서울로7017에 이어 서울역 개발에 나섰다. 사진은 위에서 본 서울로7017. 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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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시 도시재생본부는 서울역 북서부 중림동 일대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중림동을 ‘재생 1번지’라고 부르며 6월7일엔 서울역 북동쪽 회현·남대문시장에 대한 재생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6월 말엔 서울역 서남쪽 서계동 지구단위계획구역안에 대한 주민공청회가 열린다. 지난 17일엔 동남쪽 동네에서 건축물을 넓히고 대신 도로를 조성하도록 한 양동구역 도시환경정비계획이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20일 서울역 고가보행로 ‘서울로7017’ 개장에 이어 서울역을 둘러싼 지역 활성화를 위한 서울시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박원순표 개발’ 중심지로 서울역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 ‘중림동 가치재발견 프로젝트’ 이날 발표한 중림동 일대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은 과거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인 중림동의 오래된 이야깃거리를 캐내 관광·문화·역사 자원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만리동1가에 있는 손기정 체육공원을 마라톤 특화공원이자 일제 강점기인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손기정·남승룡 선수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재조성한다. 또 이 공원과 약현성당, 염천교 구두거리, 서소문 역사공원을 잇는 길이 1.5㎞의 중림동 역사문화탐방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의 서양식 성당인 약현성당과 염천교 수제화 거리 등을 잇는 길은 100년 역사를 담은 길로 명소화한다. 시는 2019년까지 중림동 50만㎡ 지역에 178억원을 들여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한다. 진희선 서울도시재생본부장은 기자설명회에서 “서울로7017 사업과 함께 서울역이 서울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주민과 300회 넘게 만나 만든 활성화 계획안”이라며 “낯선 도시였던 중림로 일대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중림동에서 서울역 일대 개발 계획이 시작되면서 다른 주변 지역의 개발도 속도를 붙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시재생본부 홍재선 공공재생과장은 “중림동처럼 주민 합의가 빨리 이뤄진 지역부터 계획을 확정·추진하고, 아직 재개발 요구가 높은 서계동 지역은 합의 과정을 더 거쳐 천천히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재생본부는 이달 말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역 개발 마스터플랜을 보고할 예정이다.
■ 국토부 서울역사 개발 열차도 출발 때마침 서울역 일대의 소유·관리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서울역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24일 국토교통부는 한국교통연구원에 맡긴 용역보고서 ‘서울역 통합개발 기본구상’을 공개하며 개발안 마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코레일 등은 서울역사 개발 방향을 싸고 상당한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한 ‘기본구상’을 보면 손기정 체육공원, 서울로7017, 숭례문, 국립극단 등과 이어지는 지하-지상-공중의 보행·환승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서울시의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서울역은 기존 고속철도(KTX)와 일반철도, 지하철 2개 노선 외에 ‘서울역 통합개발 기본구상’에 따라 수색~광명 고속선로, 광역급행철도 2개 노선, 신분당선, 신안산선 등이 들어와 철도 시설과 환승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지상에 있는 서울역 일반 철도는 지상에 그대로 두거나 아니면 용산으로 이전하는 2가지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용택 서울시 도시관리과장은 “앞으로 추가되는 5개 노선이 모두 지하로 들어오면서 서울역 지하화는 피할 수 없다. 서울역뿐 아니라, 용산, 영등포까지 모두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서울역 흥행’ 효과는? 국토교통부는 올해까지 철도 지하화에 따른 기능 조절과 재원 조달 방안 등을 검토하고 내년 4월까지 보고서와 조감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회현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서울역 일대 등 5개 권역(195만㎡)을 아우르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 수립을 이달 중 마무리하고 주민 공청회와 시의회 의견을 들어 12월까지 고시할 예정이다. ‘서울역 마스터플랜’은 서울역 주변 지역 재생과 개발안까지 포함하고 있어 이명박 전 시장의 ‘청계천 복원’과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를 잇는 서울 도심의 대형 개발 계획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미 발표된 중림동 재생안에서 보듯 박 시장은 대규모 주거·상업지 개발보다는 공공시설과 도로·철길 정비를 위주로 한다.
다만 이 거대한 개발 사업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서울시의 한 도시 관련 공무원은 “서울역 주변 지역을 더 크게 보고 접근했더라면 서울역 북부나 용산역 일대 등을 아우르는 통합안을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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