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바둑기사 이세돌 9단(34)은 중국랭킹 1위의 바둑기사 커제(柯潔·20)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두 번째 대국에서도 무너지자 “가슴 아픈 바둑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커제는 지난 23일 중국 우전(烏鎭)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알파고와의 제1국에서 289수 만에 패배했다.
커제는 25일 열린 제2국에서는 초반 알파고의 수를 따라 하는 ‘흉내바둑’까지 펼쳤지만, 알파고의 반격에 형세를 그르쳤다.
이후 커제는 이곳저곳을 정리하지 않고 판을 어렵게 만드는 흔들기를 수차례 시도했지만, 알파고는 가뿐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결국 커제는 불과 155수 만에 돌을 던졌다. 알파고는 2승을 거둬 오는 27일 제3국 결과와 상관없이 ‘바둑의 미래 서밋’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한 방송에서 대국을 해설한 이세돌은 묘수를 찾아 머리를 싸매며 최선을 다했지만 완패한 커제의 모습에 “어떻게 보면 가슴 아픈 바둑이었다”고 총평했다.
이세돌은 “그래도 (커제가)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며 “평소 커제 9단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알파고와 3국까지 뒀을 때 생소함과 부담감에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굉장한 어려움을 느꼈다”고 떠올렸다.
대국 중반 커제의 흔들기에 대해서는 “커제 9단이 평소와 다른 행마를 보여줬지만, 바둑을 어지럽히는 능력을 잘 보여줬다”면서도 “그러나 그렇게 흔드는 바둑이 인간에게는 통하지만, 냉정한 인공지능에는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세돌은 다시 알파고와 대국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금 다시 도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박정환 9단 등 한국의 후배 기사들이 알파고와 대국하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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