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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금융위, 신보·기보 등 정책금융기관 통폐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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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5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

장기연체자 빚탕감 등

서민금융대책도 보고



금융위원회가 25일 기능 중복 문제가 지적돼온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 재편 방안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금융위가 이날 국정기획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에는 소액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 파산 위기에 몰린 서민들의 재기를 돕기 위한 방안 등 서민금융대책이 포함됐다.

■ 신보·기보 통폐합 등 정책금융 재편 이날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만나 “유사한 업무를 하는 곳이 많아 비효율성이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만큼 정책금융기관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며 “지원 대상별, 기능별로 정책금융기관을 통폐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완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게 보증 지원을 해주는 업무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수출 기업 대출지원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중소기업 금융 지원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모두 하고 있다.

5·9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분야 공약 수립에 참여한 핵심 인사는 “좀비기업(정책금융에 연명하는 기업들)이 넘쳐나고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배경 중 하나는 정책 금융이 효율적으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책금융기관 재편은 이해관계자가 많은 터라 선거 과정에선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책금융기관 재편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공공부문 개혁’의 한 분야로 추진됐으나 임기말 국정 동력이 취약해지면서 유야무야된 바 있다.

■ 소액·장기연체자 채무 탕감도 추진 금융위가 이날 업무보고한 서민금융대책에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국민행복기금 보유 1000만원이하·10년 이상 연체채권 소각’ 방안도 담겼다. 현재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소액·장기연체 채권 규모는 3월말 기준 1조9000억원 규모로, 대상자는 43만7000명이다. 금융업계는 이 조처로 소액·장기연체자 1인당 435만원 정도 채무를 탕감받는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채권은 민간 금융회사에서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별도 예산이나 법 개정 없이 바로 소각할 수 있다.

과거와 같은 원금 탕감이나 이자 감면이 아닌, 채권 완전 소각이라는 점에서 재정 부담과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이 제기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 금융위는 “자산관리공사가 운용하는 국민행복기금이 이들 채권을 금융기관에서 사들일 때 이미 채권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태인데다, 자체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기 때문에 재정 부담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성실하게 빚을 갚고 있던 채무자에 대한 형평성 문제와, 채권 소각 기준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생길 수 있지만, 이런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채무자의 상환능력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해 소각 대상을 선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또다른 대통령 공약사항인 카드 수수료 인하 추진 방안도 보고했다. 현재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율은 연 매출 2억원 이하는 0.8%, 2억원 초과 3억원 이하는 1.3%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수수료율 첫 번째 구간의 0.8%를 점진적으로 낮추고, 두 번째 구간의 1.3%는 1.0%로 내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공약대로 수수료를 낮출 경우 약 5500억원의 수수료 감소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신용카드사 당기순이익의 30%에 해당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의 재무 건전성을 크게 악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수수료 인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춘재 김경락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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