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주가상승은 양사가 미래의 핵심인프라로 꼽히는 인공지능(AI)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를 한 것과 관련이 있다. AI 기술을 바탕으로 온라인 영역 뿐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까지 장악할 움직임을 보이자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 받기 시작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마감된 미국 뉴욕증시에서 아마존은 전날보다 8.81달러(0.91%) 상승한 주당 980.35달러, 알파벳은 7.06달러(0.73%) 오른 977.61달러(보통주)를 기록, 각각 1000달러에 육박했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주가가 올들어 각각 23%, 30% 급등했다.
특히 구글은 지난 5일간 943.20 달러에서 980.35달러로 주식이 크게 올랐는데 이는 지난주 개최한 연례개발자컨퍼런스(구글I/O)에서 발표한 주요 서비스가 기존 온라인(디지털 광고) 시장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장악할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실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구글I/O에서 “앞으로 모든 서비스, 제품을 인공지능을 중심에 둔 인공지능 퍼스트 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고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구글 렌즈'를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3일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마케팅 넥스트' 이벤트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 마케팅 서비스(구글 어트리뷰션)를 새롭개 공개했다. 특히 '구글 어트리뷰션'을 공개한 직후 주가가 폭등했다. 이는 구글이 지난 1분기 순이익이 29% 늘어나는 등 모바일광고 사업을 중심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인공지능을 광고에 접목할 계획임을 밝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글 어트리뷰션은 인공지능(머신러닝) 기반 마케팅 도구로 소비자들이 광고를 클릭했을 때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 광고주들에게 예측해 알려준다. 구글은 온라인 광고 시장만 장악했는데 이제는 미국내 신용카드 결제 정보의 70%를 보유한 것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구매까지도 유도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구글은 온라인(디지털) 광고 시장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광고시장에서도 사실상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또 구글이 미래 미디어 사업으로 꼽고 있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알파벳은 구글 외에도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Waymo)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올았다. 이날 월가에서는 웨이모의 시장가치가 700억 달러(78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미국의 완성차 업체(피아트 크라이슬러·포드·GM)는 물론 실리콘밸리의 테슬라나 우버보다 앞서 있는데다 플랫폼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웨이모의 시장가치가 700억달러에 도달할 경우 이는 알파벳 전체 시가총액의 12%에 달하게 된다.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을 장악한다는 비즈니스 성공전략은 아마존도 증명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1분기 41% 늘어난 7억2400만 달러(8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고 아마존 웹서비스(클라우드 부문)는 지난 분기 35 억달러의 매출을 만들어 냈다. 아마존은 기업용 서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에 이르기 까지 클라우드에 의존하는 비즈니스가 증가하면 할 수록 매출과 이익이 급증하는 구조를 만들어 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알렉사'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스피커(에코), 스크린스피커(에코쇼)를 내놓고 가전, 자동차까지 결합 중이다. 또 24일 뉴욕에 오프라인 서점을 오픈하고 아마존 고 등 실제 상점을 여는 등 '온오프라인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점이 아마존의 주가 폭등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은 현재 옷이나 신발을 사기 위해 실제 매장에 가지 않고도 앱으로 치수를 측정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오프라인 패션 매장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의 질주는 탄탄한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자신의 투자판단 착오를 인정하면서 구글(알파벳)과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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