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별’ 단원고 조은화양 1135일만에 돌아왔다

[한겨레] 미수습자 9명 중 고창석·허다윤 이어 3번째

유전자 감식, 법치의학 감정으로 신원 확인

회계 분야 공무원 꿈꾸던 전교 1등 우등생

아버지 “한없이 아프고… 찾아서 다행스럽다”

세월호 인양 이후 미수습자 9명 가운데 세 번째로 단원고 조은화양이 돌아왔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25일 세월호 4층 선미 좌현(4-11)에서 수습된 유골의 신원을 단원고 조은화양으로 확인했다. 수습본부는 “양팔과 다리 등 뼈 3점의 유전자(DNA) 감식과 치아·치열의 법치의학 감정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유전자 분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이 함께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원 확인에는 애초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습한 유골의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2주일로 당겨졌다.

선체를 인양한 지 64일째 이날까지 신원이 확인된 미수습자는 모두 3명이다. 지난 22일 3층 선미(3-18)에서 온전한 형태로 수습된 유해는 옷에서 나온 신분증으로 미뤄 이영숙씨로 추정된다. 미수습자 중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학생, 단원고 양승진 교사, 권재근씨와 혁규군 부자 등 5명은 아직 찾지 못했다.

조양의 유골은 지난 10~13일 4층 여학생 단체방 부근 화장실 안에서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수습됐다. 유골은 치아 중에 금니가 있다는 가족의 진술과 함께 나온 옷가지, 학생증, 휴대전화 등 유류품을 근거로 일찌감치 조양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신원은 유전자 감식과 법치의학 감정을 거친 뒤 비로소 확인됐다. 조양은 세월호 미수습자 중 단원고 고창석 교사, 허다윤 학생에 이어 세 번째로 돌아온 별이 됐다.

조양은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하고 속이 깊은 성품이었다. 특히 엄마한테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볼을 문지르고, 하루에도 몇 차례 문자를 보내오는 등 한없이 살가운 딸이었다. 뛰어난 수학 실력을 바탕으로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던 우등생이기도 했다. 평소 숫자 계산과 문제 풀이에 기쁨을 느껴 회계 분야 공무원이 되는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부모의 수학여행비 부담을 걱정할 정도로 사려 깊었던 조양은 참사 1135일 만에야 애타게 기다리던 부모의 품 안에 안겼다.

아버지 조남성씨와 어머니 이금희씨는 참사 이후 3년 동안 전남 진도 팽목항과 목포신항을 떠나지 않고 딸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왔다. 아버지 조씨는 “반갑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억울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다. 살아서 돌아오지 못해 한없이 마음이 아프고, 못 찾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뒤늦게나마 벗어나 다행스럽다”고 전했다. 어머니 이씨는 “아직 찾지 못한 가족들이 있어 마음이 무겁다. 미수습자 9명이 모두 나와서 함께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 페이스북] [카카오톡] [위코노미] [정치BAR]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