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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간접고용 많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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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대부분 파견업체 근로자…정부 지침 '대기 중' ]

머니투데이

예금보험공사(예보)가 금융공기업 중 처음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나섰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를 표방한 새 정부의 방침에 따라 다른 금융공기업들도 조만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검토한다. 다만 예보를 포함한 공기업은 파견업체를 통해 간접고용하고 있는 인력이 비정규직의 상당수를 차지해 실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데는 상당한 논의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예보는 비정규직 63명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체 정규직원 666명의 약 8%다. 비정규직 63명 중 계약직 형태로 직접고용한 14명은 곧바로 정규직 전환에 나선다. 예보 관계자는 "현재 고용된 비정규직의 업무가 상시적인 업무인지 분석하는 단계"라며 "상시적인 업무로 파악되면 곧바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가 직접고용한 비정규직은 주로 연구·분석 등 예보 고유의 업무에 고용된 인력이다. 비정규직은 계약직으로 통상 2년 근무하면 회사를 떠났다.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고용이 보장되고 보수체계도 정규직과 같아진다.

다만 예보가 간접고용한 비정규직 49명의 정규직 전환은 정부 지침이 나와야 가능할 전망이다. 간접고용은 같은 사업장에서 함께 일하지만 고용 주체가 다른 경우를 말한다. 공기업들은 사무보조, 비서, 운전기사 등의 직무를 주로 파견·용역업체에서 고용한 인력으로 채워왔다. 공기업이 파견·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용역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면 이들 업체가 직원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형태다.

정부는 매년 공기업의 인건비 총액한도를 정해놓기 때문에 간접고용 근로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각 공기업의 인건비 한도를 대폭 상향 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파견·용업업체와 기존에 맺은 계약관계 등을 정리하는 문제도 실무적으로 복잡하다.

이에 따라 다른 금융공기업은 일단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금융공기업은 직접고용 형태의 비정규직은 수년간 꾸준히 줄여야 십수명에서 많아도 수십명 수준이다. 대신 비본질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무는 파견·용역업체를 통한 고용이 관례화됐다.

특히 일부 금융공기업의 경우 업무 특성상 간접고용 비정규직 숫자가 수백명에 육박하기도 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11명에 불과하지만 간접고용 형태의 비정규직은 614명에 달한다. 국유재산 현황 파악을 위한 일시적인 조사나 서민금융 상담 등의 업무는 파견업체를 통해 고용한 근로자들에게 맡기고 있어서다. 콜센터에서 민원업무를 보는 상담인력 140여명도 간접고용 근로자다.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사무보조, 비서 등 일부 업무는 관련 인력 풀이 많은 파견업체를 통해 고용하는게 일반화돼 있다"며 "파견업체를 통해 고용해 왔던 직무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정부가 정해놓은 인건비 한도 상향이 필요해 일단 정부 지침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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