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제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일정 수입을 지급하는 제도로 유럽 국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최근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기본소득제가 소득재분배와 노동공급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소득별로 다르게 지원하는 '음소득제'가 불평등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 밀턴 프리드먼의 음소득제 ▲ 제임스 토빈의 음소득제 ▲ 찰스 머레이의 보편적 소득제 ▲ 스페인 정부의 보편적 소득제 등 네 가지 유형의 기본소득제를 국내에 도입할 경우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프리드먼과 토빈의 음소득제는 모두 면세점 소득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소득에 따라 차등을 두고 지원한다.
다만 토빈의 음소득제는 근로유인을 높이기 위해 기준소득 이상 가구에 세제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머레이의 보편적 소득제는 21세 이상, 스페인 정부의 보편적 소득제는 18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중위소득 절반 수준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경연의 분석 결과 프리드먼과 토빈의 음소득제를 국내에 도입하면 지니계수가 각각 3.8%, 0.9% 감소해 소득불평등이 완화됐다.
반면 머레이와 스페인의 보편적 소득제를 도입할 경우 지니계수는 각각 2.9%, 0.3% 증가해 소득불평등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 인구(자발적 실업)·실업자(비자발적 실업)의 증가 규모는 토빈 음소득제가 5만명·5천명, 프리드먼 음소득제가 44만명·2만1천명으로 추정됐다.
머레이 보편적 소득제는 152만명·5만5천명, 스페인 보편적 소득제는 152만명·6만명으로 음소득제를 시행할 때보다 증가 규모가 컸다.
국내총생산(GDP)은 토빈 음소득제를 도입할 때만 0.4% 상승하고 프리드먼 음소득제(0.2%↓), 머레이 보편적 소득제(5.1%↓), 스페인 보편적 소득제(2.4%↓) 도입 시에는 모두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간 소요재원은 스페인 보편적 소득제가 341조5천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어 머레이 보편적 소득제(266조4천억원), 프리드먼 음소득제(75조9천억원), 토빈 음소득제(50조6천억원) 순이었다.
가구별 연간 지원금(소득 1분위에 속하는 4인 가구 기준)은 머레이 보편적 소득제가 2천534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프리드먼 음소득제(1천928만원), 스페인 보편적 소득제(1천913만원), 토빈 음소득제(642만원)가 뒤를 이었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기본소득제 설계방식에 따라 재원이 과도하게 소요될 수 있고 소득재분배 효과도 불확실하므로 제도 도입 이전에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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