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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美경제 낙관론 흔들…'역발상' 베팅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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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둔화 등 비관론 부추겨…안전자산·신흥시장 주목 "FRB, 통화긴축 늦출 수도"]

미국 경제 낙관론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미국 안팎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속출했지만 그의 친성장 공약은 미국 경제의 강력한 회복 기대감을 자극했다. 미국의 성장률이 1분기 0.7%에서 2분기엔 2.5%로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머니투데이

미국 경제 성장률 추이(단위: %, 전분기 대비 연율 기준)/그래프=트레이딩이코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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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경제 낙관론을 거스르는 역발상 베팅이 주목받고 있다. 금이나 배당주 등 안전자산과 신흥시장 등이 대표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월가 투자정보지 '더 베어 트랩스 리포트'(The Bear Traps Report)를 내는 래리 맥도널드 ACG애널리틱스 미국 거시전략가는 미국의 소비지형 악화, 중국의 긴축, 캐나다의 주택시장 거품 붕괴, 미국 정가의 경제개혁 지연 등이 미국의 성장세를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클 브러시 마켓워치 칼럼니스트는 24일(현지시간) 쓴 글에서 맥도널드의 견해를 바탕으로 역발상 투자가 최근 주목받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무엇보다 미국의 소비지형이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다.

소비지표를 떠받치는 미국의 고용지표는 긍정적이다. 실업률은 사실상 완전 고용 수준에 도달했고 임금은 물가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최근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여력이 그만큼 달린다는 말이다.

미국 신용카드회사인 싱크로니파이낸셜의 주가는 지난달 하루 만에 15% 넘게 추락했다. 부진한 1분기 실적 탓이었다. 싱크로니의 1분기 대출손실(대손)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고 대손상각 비율이 4.74%에서 5.33%로 올랐다. 30일 이상 연체 비율도 3.85%에서 4.25%로 높아졌다. 싱크로니는 대손액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맥도널드는 싱크로니의 사례가 예외적인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미국 경제의 호황이 정점에 달한 2006~2007년에도 고용시장보다 신용시장이 11개월 먼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맥도널드는 미국의 소비지출이 임금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폰과 자동차의 판매 둔화도 미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와 중국, 트럼프를 둘러싼 악재도 만만치 않다.

맥도널드는 캐나다 주택시장의 거품이 이미 터지기 시작했다며 캐나다가 향후 12개월간 침체를 겪을 것으로 봤다. 이 여파로 미국의 성장률이 6개 분기에 걸쳐 최대 0.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은 금융리스크를 통제하기 위해 긴축에 나섰다. 이 바람에 글로벌 상품(원자재)시장이 이미 타격을 입었다. 맥도널드는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정가는 트럼프의 세제개혁, 재정부양 공약을 놓고 교착상태에 빠졌다.

맥도널드는 일련의 악재 탓에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0.9~1.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긴축 행보가 주춤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FRB에서 금리인상과 자산축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잦아들 것이라며 FRB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2차례 더 올린다는 계획에서 물러나고 양적완화로 매입한 자산을 덜어내는 양적긴축은 오는 12월에야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 비관론은 시장의 지배적인 추세와 반대되는 역발상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금이나 금광주, 배당주, 현금 등 안전자산과 신흥시장 등이 유력한 투자처로 꼽혔다. 미국 경제의 '소프트패치'(회복 국면의 일시적인 침체)가 이어지면 미국 정치권이 기반시설 투자로 경기부양에 나설 공산이 큰 만큼 기반시설 관련주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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