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작년 6월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인하된 뒤 11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늘(25일) 동결 조치는 국내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려야 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수출이 작년 11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증가하고 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오르는 등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굳이 경기 부양에 나설 이유가 없는 겁니다.
특히 새 정부가 추경 편성 등 재정을 동원한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 가운데 하나입니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상황도 아닙니다.
경기 회복세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에 근접한 수준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내외금리 차이가 줄었지만, 국내 증시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코스피도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차이가 줄었는데도, 외국 투자자금이 빠져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특히 기준금리를 올리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의 이자 부담이 커져 한계가구와 한계기업의 도산 가능성이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비록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속도는 한풀 꺾였지만, 올 1분기 동안 17조원 이상 늘어나는 등 가계가 짊어진 빚의 무게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금통위는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이나 가계부채 대책,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경제정책 방향 등 대내외 여건변화를 주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미국 연준이 다음 달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말에는 보유자산 축소까지 실행할 것으로 보여 한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손승욱 기자 s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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