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째, 가계빚ㆍ새 정책 고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25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6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전격 인하된 뒤 11개월째 동결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것은 가계부채의 절대 규모가 큰 데다 아직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확신도 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은이 지난 23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잠정)은 135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17조1000억원(1.3%) 증가했다. 46조1000억원 늘어난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평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높이게 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증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준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한계가구의 이자 부담은 연 322만원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우리 경제 역시 수출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내수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수출 호조가 가계수입 증가, 실업률 하락,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내수도 회복되지 않는 ‘반쪽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문 정부가 경제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보다는 포인트 지원이 가능한 정부의 재정 정책을 선호해 지난 정부 때처럼 경기부양을 위해 무리한 금리 인하 압박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말 가계부채 발표에서 증가율이 주춤해 졌지만, 가계부채 증가가 상당기간 진행돼 절대규모가 너무 크다”며 “기준금리 인하도 인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ㆍ외 여건상 통화정책은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재정정책의 역할이 강조되면 당장 금리를 움직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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