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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5분만 더 논다는 아이, 어떻게 설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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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이 아닌 소통으로 다가간 뒤 선택권을 줘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연재] 아이를 위한 공감과 존중의 심리 육아

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존중하고 공감할 자세가 돼 있을까?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진 않았을까? 아이들은 부모가 믿는 만큼 성장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마음을 지킬 수 있도록 옆에서 길잡이가 돼주면 된다. 화제의 신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송미경(힐링유)·김학철 지음, 시공사)와 함께 아이를 위한 공감과 존중의 심리 육아를 연재한다.

베이비뉴스

5분만 더 논다고 떼쓰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베이비뉴스


#이웃 친구집에 놀러가 신나게 놀던 아이. 시간이 늦었다며 집에 가자는 아빠의 말에 친구와 헤어지기 싫다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기 시작한다. 아이 친구도 합세해 같이 가겠다며 신발을 들고 따라나선다. “어차피 5분밖에 못 노니 다음에 많이 놀자”는 말에도 “5분이라도 놀겠다”며 울고불고 떼를 쓰는 아이들을 어떻게 달래야 할까? 부모들은 매일 겪는 일에 답답하기만 하다.

놀이터나 키즈카페, 친구집에서 신나게 놀고 있는 아이에게 “그만하고 집에 가야해. 다음에 많이 놀자”는 말이 곱게 들릴 리 없다. 아이들은 오로지 자기 고집만 피운다. 아이들에게는 오직 당장 더 놀고 싶은 자신의 마음만 생각날 뿐이다.

화제의 신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송미경(힐링유)·김학철 지음, 시공사)의 저자는 “아이와 눈높이를 맞춘 뒤 아이와 이야기를 듣고 어른의 생각도 나눠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는 100만 엄마들의 지지를 받은 육아 블로거 ‘힐링유’와 정신과 전문의 남편이 세 아이를 키우며 함께 쓴 공감과 존중의 육아이야기를 담고 있다.

◇ 부모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라

아이는 자신이 친구집에서 더 놀 경우 발생하는 부모의 어려움을 모른다. 부모의 입장에선 데리러 가고 다시 데리러 오는 데 드는 수고로움, 늦은 시간 서로의 가정에 대한 미안함, 아이의 수면시간에 대한 걱정 등등 걸리는 일이 너무나 많지만 아이들은 알 수가 없다. 떼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아이는 남의 눈은 신경쓰지 않고 바닥에 누워 떼를 쓴다. 아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만약 부모가 아이의 노는 것을 중단시키고 집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면, 부모의 사정을 아이에게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글쓴이는 “자기 생각과 감정에 가득 차 있는 아이에게 설명을 해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아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아이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고 이해한 뒤 부모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첫 단계다.

“집에 따라 가서 더 놀고 싶구나? 조금밖에 못 논 거 같아 너무 아쉽지? 그 마음을 알 것 같아”라고 말을 건네면 아이는 자기 마음을 알아준다는 느낌에 울음을 멈출 수 있다. 아이가 조금 안정된 것 같으면 부모가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그대로 이야기한다. 좀 전까지 엄마가 일을 하고 와서 배가 고프고 피곤하다는 것, 만약 더 놀게 되면 엄마는 밥을 먹을 수도 없고 힘들어진다는 입장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전하는 것이다.

부모의 입장을 전했다고 해서 아이가 바로 부모 의견을 따르는 건 아니다. “5분만이라도 더 놀겠다”며 또 떼를 쓸지도 모른다. 부모의 입장을 말하지 않았을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아이는 부모의 불편함을 이해할 마음의 문을 조금이라도 열어뒀을 것이다.

◇ 아이에게 선택권을 줘라

다음으로 부모는 아이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다. 글쓴이의 경우 실제 아이의 친구인 지연이가 늦은 시간 글쓴이 집에 따라가려고 하자 이런 방법을 적용했다. 지연이의 손을 잡은 상태에서 지연이 엄마의 손도 잡아보라고 말하고, 지연이가 엄마의 손을 잡으러 가기 위해 글쓴이의 손을 놓으려고 할 때 놓아주지 않았다.

당황한 지연이에게 글쓴이는 “아저씨 손을 잡고 있으니 엄마 손을 잡을 수가 없지? 선택이란 이런 거야.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선택하지 못해”라며 “지금 5분간 노는 것을 선택하면 내일은 언니랑 놀 수 없어. 엄마 손을 잡기 위해 아저씨 손을 놓아야 하는 것처럼 내일 놀려면 오늘 노는 것을 포기해야 한단다. 지금 5분만 놀고 내일 안 노는 것과 오늘 헤어지고 내일 종일 노는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할래?”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들은 지연이는 고민 끝에 “내일 오래 노는 걸 선택할게요”라며 글쓴이의 손을 뿌리치고 엄마에게 달려갔다.

글쓴이는 “어른이 아무리 ‘넌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해’라고 이야기를 해도 아이는 당장 놀아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서 내일 왜 못 노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선택을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며 “아이와 대화를 하려면 말로도 충분히 설명해야 하지만, 촉각이나 시각과 같은 몸의 감각을 통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 그러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설득하지 말고 소통하라

잘 생각해보면 부모 혹은 어른들은 ‘너를 위해서’라는 말로 자신의 요구를 정당화하거나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해 미안한 마음을 덜려고 한다. 아이에게도 “네가 건강하기 바라기 때문에” “네가 배고프고 키가 크지 않을까봐”라며 아이를 배려하는 척 한다. 하지만 그 속에는 “네가 아프면 내 마음이 속상하고 간호하느라 힘들어” “나중에 식사를 다시 차려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싫고 또래보다 성장이 잘 안되면 생길 수도 있는 불이익을 지켜보기 두려워”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부모는 이를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글쓴이는 “부모도, 어른도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솔직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본심을 인정하지 않고 아이 탓으로 돌려 아이를 책망하게 될 때가 바로 아이와 엇갈리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부모로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인정하는 연습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글쓴이는 “처음엔 분명 아이를 위한 마음이었지만 사실은 엄마로서의 욕심이 절반 이상인 경우가 흔하다. 그렇게 발견한 나의 마음을 아이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며 “그래야 아이도 상대방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알게 된다”고 조언했다.

이는 아이와 발생하는 갈등 상황이나 모든 상황에서 적용된다.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알고 터놓고 나누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이면 아이 또한 자신의 마음을 터놓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 글쓴이는 “아이를 설득해서 순순히 따르게 하는 게 아니다. 어떻게 아이와 좀 더 효과적으로 소통을 할지, 그 소통의 핵심은 아이를 존중하면서 나의 감정과 생각을 바라보고 그것을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Solution. 아이가 더 논다고 울며 떼를 쓸 때

-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아이의 눈을 쳐다보면서 아이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줘라.

- “조금밖에 못 논 거 같아 너무 아쉽지? 그 마음을 알 것 같아”라며 아이의 마음을 읽고 이해해줘라.

- 아이의 마음이 진정됐다면 아이가 더 놀았을 때 부모가 감당해야 할 불편함을 솔직하게 말해라.

- 아이에게 선택권을 줘라.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하는 것이다. 이때 아이가 감각적으로 선택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아이는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다.

- 아이를 설득하지 말고 소통하라. 소통의 핵심은 아이를 존중하면서도 부모의 감정과 생각을 언어로 잘 설명하는 것이다.

- 부모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알고 언어로 표현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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