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자회사의 사업 실적이나 주가 방향에 뒤이어 가치를 반영한다”며 “지주사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사업 회사들의 실적개선도 일부 반영됐고 앞으로도 장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문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김상조 교수를, 청와대 정책 실장으로 장하성 교수를 임명했다. 또 대선 당시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공약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상법 개정안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이다.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뿐만 아니라 기업과 적극적인 대화, 소통을 통해서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과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가들이 관여활동을 가장 많이 할 분야는 배당확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등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여러 상장기업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의 경우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 모회사 주주들이 자회사의 이사회 등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인 다중대표소송제의 도입도 지주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주사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지분가치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가 확대되고, 책임경영이 강화되며 그룹 전체의 경쟁력이 커지면 결국 지주사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사주에 투자하는 전략은 무엇일까.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율은 취약하지만,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에 주목하라”며 “기업분할의 필요성이 낮거나 신규 투자 계획이 없다면 취약한 대주주 지분율 보완을 위해서 자사주 소각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또 “지분율과 무관하게 자사주를 과다하게 보유하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낮은 기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업종 대비 밸류에이션이 낮은 회사는 보유 자사주 소각에 대한 주주의 요구가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당 확대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2016년에 이어 국내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따라 배당 여력도 증가할 것”이라며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지배구조 개선과 맞물려 지주사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익 증가에 따라 자회사의 배당 성향이 상승할 경우 지주회사의 현금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즉, 지주회사의 지분율이 높은 자회사의 경우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이선목 기자(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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