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후보자, 위장전입 시인 "몹시 후회한다, 부끄럽다"

[李총리 후보자 청문회]

- 아들 병역 문제 등 도덕성 검증

아들 입대 탄원, 할리우드 액션? 李 "뇌수술 받아 재신검 포기"

아들 축의금, 전세금 충당에 野 "증여세 대상이다" 지적

야당 의원들은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위장 전입, 아들 병역, 증여세 탈루 등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고 이 후보자는 위장 전입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배우자가 1989년 3월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실제 거주한 것이 맞느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질문에 "거주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의원이 "그렇다면 위장 전입인가" 묻자 이 후보는 "그렇다"며 미술 교사였던 부인이 학교 배정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한 적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 후보자 부인은 당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논현동으로 전입신고를 했다가 같은 해 12월 다시 평창동으로 주소를 옮겼다. 이 후보자는 "여자의 몸으로 고등학교 교편을 잡다 보니 힘들었나 보다. 그런데 그쪽은 조금 편하다고 하더라"며 "왜 그리 엉터리 같은 생각을 했느냐 다그쳤더니 몹시 후회한다고 했다.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송구스럽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오른쪽에서 둘째)이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 부인의 미술 작품 사진을 들어 보이며 그림 판매 관련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이 2001년 현역 입대 판정 후 어깨 탈구로 병역 면제를 받은 과정을 언급하며 "지금 아프지만 다 낫고 가겠다고 생각했다면 '입영 연기'를 신청해야 하는데 (당시에) '병역 처분 변경서'를 낸 것을 보면 입대 의사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국회의원, 집권 여당 대변인 이름으로 입대 탄원서를 냈는데 진정성 없는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제보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2002년 병역 면제 판정을 받은 뒤 치료를 위해 노력했고 이듬해에는 뇌하수체 종양이 발견돼 목숨을 건 뇌 수술을 받았기에 재신검을 포기했다"며 "당시 제가 민주당 대변인으로 (이회창씨 아들) 병역 비리를 공격하는 입장이었는데 제가 흠이 있었다면 한나라당에서 절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이 2013년 결혼 후 강남구 청담 삼익아파트 전세(3억4000만원)를 얻은 사실을 거론하며 "전세 자금 중 4000만원은 축의금으로 충당했다는데 대개 축의금은 결혼식 비용으로 사용한다"며 축의금 전체 액수를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결혼식 비용은 사돈네에서 내셨다. 부끄럽지만 당시 제가 지사 선거 중이라 몹시 쪼들리던 중이었다"며 "(4000만원은) 축의금이라고 들었다. 거기에는 자식(아들)에게 온 축의금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축의금은 혼주 귀속으로 아들 전세 비용에 보탰다면 증여세 대상"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인 1981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레이건 미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 대해 "잘됐다"고 평가한 칼럼 등이 논란이 됐다. 그는 이에 대해 "떳떳하지 않다. 부끄럽다"면서 "(전 전 대통령은) 법원에서 이미 판정한 것처럼 내란죄의 수괴였다"고 했다. 그는 "제가 몹쓸 짓을 한 기자였다면 김대중 대통령님이 저를 발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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