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출신 정의용 실장에 이어
1차장엔 남북 군사회담 전문가, 2차장엔 文대통령 고교 후배인 학자 출신 외교 전문가
盧정부때 대표적 자주파 박선원… 외교안보 라인서 일단 배제된 듯
이상철 1차장(왼쪽), 김기정 2차장. |
새 정부의 외교·통일·국방 정책을 통합 관리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정통 외교관 출신의 정의용 실장, 군 출신으로 대북 관계 전문가인 이상철 1차장, 학자 출신의 외교 전문가인 김기정 2차장으로 진용이 갖춰졌다. 당초 청와대 입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은 이날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표적인 '자주파'로 통했던 박 전 비서관은 새 정부의 종합적인 외교안보 정책 수립 과정에서는 일단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나 국가정보원 기용 가능성은 여전히 거론된다.
지난 정부가 군 출신 안보실장 지휘 아래 '군사 안보'에 중점을 뒀던 것과 달리, 새 정부는 '외교 안보'로 무게중심을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북핵 문제는 다각적인 국제 공조를 통한 외교 문제"라며 "안보 개념이 전통적 국방 안보뿐 아니라 다각적 공조로 북핵 문제를 푸는 외교 안보 영역으로까지 확장됐고 종합 안보라는 개념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정의용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지명자에 이어 이날 임명된 안보실 1·2차장도 모두 북핵 문제를 직접 다뤄본 경험이 없다. 이 때문에 "새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보다 남북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 아니냐"는 관측은 더 커졌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국방안보나 외교 전문가를 임명했다고 해서 대화를 강조한 것으로 읽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김기정 2차장 역할 주목
안보실 1차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하며 산하에 안보전략·국방개혁·평화군비통제 등 3명의 비서관을 두게 돼 있다. 과거 외교안보수석의 역할을 맡게 된 안보실 2차장은 외교정책·통일정책·정보융합·사이버안보 등 4명의 비서관을 통해 외교부·통일부·국정원을 지휘하게 된다.
이상철 1차장은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군비통제차장을 거친 남북 군사회담 전문가다. 6자회담 국방부 대표, 남북 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대표 등을 두루 지내 '남북 관계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이 차장은 평소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통해 미군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도 "한·미 동맹은 통일 후에도 가져가야 한다"며 "그러려면 지금처럼 우리 국방을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 경제력이 40분의 1인 북한은 핵까지 개발하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인 김기정 2차장은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네티컷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딴 뒤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연구위원장을 맡는 등 외교 안보 자문그룹의 핵심이었다. 김 차장 역시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서는 "지금 당장은 북한과의 대화 국면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일단 북한이 더 이상 도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정책 조정, 협의를 통해 대화 재개와 관련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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