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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수입맥주 김 빼자"… 국산 3社, 3色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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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 돌풍으로 매출 감소에 빠진 국내 맥주업계가 반격에 나서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2억2055만L(리터)로 전년(1억7091만L)보다 29% 급증했다. 2년 전인 2014년(1억1946만L)에 비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편의점은 물론 대형 마트에서도 수입 맥주 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위기에 대응, 국산 맥주 3사는 최근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수성(守城)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업계 1위 오비맥주는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며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고, 2위 하이트진로는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한 '발포주(發泡酒)' 출시를 통해 가정용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위 롯데주류는 1·2위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다음 달 기존 제품(클라우드)보다 대중적인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를 출시한다.

조선비즈


수입 맥주 맞서 수제 맥주 시장 진출하는 오비맥주

오비맥주는 정공법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해 말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는 별도 법인 'ZX벤처스'를 설립, 지난 1월 서울 강남역 등지에 미국 시카고 수제 맥주 '구스아일랜드' 전문 펍을 열었다. 이 펍에서 미국 현지에서 수입된 제품과 펍에서 직접 제조한 제품이 모두 판매된다. 국산 맥주 시장에선 오비맥주(카스)로, 최근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수제 맥주 시장에선 ZX벤처스로 채널을 다변화해 수입 맥주의 공세를 막아선다는 전략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신제품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2014년 AB인베브에 인수된 이후 '프리미어 OB 바이젠', '카스 비츠' 등 6개 신제품을 출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는 국내 시장에서 카스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수입 맥주 열풍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평했다.

'가성비' 앞세운 발포주로 신시장 개척하는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전략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다. 지난달 25일 출시한 '필라이트'는 맥주의 주 원료인 맥아·보리의 비율이 보통 맥주의 3분의 2 수준인 '발포주'다. 국산 맥주 시장 점유율 60% 수준인 카스를 기존 맥주 제품으로 뛰어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제3의 맥주인 발포주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것. 국내에 발포주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장기 불황을 겪은 일본에선 발포주가 맛은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도 가격이 저렴해 큰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 일본 주류 시장에서 발포주 판매량은 일반 맥주 판매량의 55% 수준에 이른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최근 한국의 소비자들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상황에서 발포주가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란 게 하이트진로의 판단이다. 발포주는 맥아 함유량이 10% 미만이라 주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된다. 맥주는 출고가 72%의 세율이 매겨지지만, '기타주류'는 30%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그 때문에 필라이트 제품 출고가는 355mL 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 용량 일반 맥주보다 40% 정도 저렴하다. 하이트진로는 "가성비를 앞세워 가정용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식당·주점 등에 공급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카스·하이트' 양강 구도에 도전장 내민 롯데주류

롯데주류의 전략은 '기본으로의 회귀'다. 롯데주류는 영업용 맥주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Fitz Super Clear)'를 다음 달 1일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국산 맥주 시장에서 카스와 하이트 같은 대중적인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이른다. 롯데주류는 2014년 프리미엄 맥주를 표방한 '클라우드'를 출시했으나, 점유율은 5% 내외에 머물고 있다. 가정용 시장에선 다양한 맛을 내세운 수입 맥주에 밀리고, 영업용 시장에선 10% 정도 저렴한 카스·하이트에 치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프리미엄' 전략을 버리고 대중적인 맥주로 회귀한 피츠의 알코올 도수는 4.5%로 카스(4.5%), 하이트(4.3%)와 비슷하고, 출고가도 500mL 병 기준 1147원으로 거의 같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오는 7월 충북 충주 제2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피츠 생산량을 대폭 늘릴 것"이라며 "맥주 시장을 3강 구도로 만들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김충령 기자(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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