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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노조원 떠안으면 압박 들어와” 현대중 블랙리스트 녹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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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의원·하청지회 회견

“국정조사 추진…손배 소송도”

현대중공업이 사내하청노조 조합원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고용승계와 재취업 등을 방해했다는 정황 증거가 공개됐다.

김종훈 의원(무소속, 울산 동구)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는 8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3개월간 수집한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노동계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해 대선 직후 대대적인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피해 당사자들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청업체가 노조원을 고용하면 원청인 현대중공업이 폐업을 유도하거나 압박을 한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하청업체 대표 ㄱ씨는 지난 3월10일 하청노조 지회장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떠안아뿌면 우리 쪽에 또 압박 들어온다니까”라며 “저(조합원)를 받았다카면 난리 안 나겠나, 우리 업 접으라카는 그카는 이 말이라”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하청노조 조합원 명단을 전산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내용도 나왔다. 지난달 10일 또 다른 하청업체 대표 ㄴ씨는 지회장과의 통화에서 “한 사람은 입력은 되기는 되는데 나중에 (원청에서) 전화가 와가지고 꼭 써야 되냐 연락이 오데”라며 “(원청) 전산에 걸려있는 사람들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게 뭐냐 그랬더만은, 하청노조에 가입돼 있는 사람들, 이 얘기를 하더라”라고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기존 출입증을 반납하지 않으면 이중 출입증이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등록이 안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미포조선 노동자 2명은 ‘블랙리스트 철폐’를 요구하며 지난달 11일부터 울산 북구 교각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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