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내에서는 화웨이와 오포, 비보가 각각 19.7%, 17.5%, 17.1%를 차지하며 1·2·3위에 올랐다. 중국 내 이들 점유율은 스마트폰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한때 대륙을 사로잡았던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올 1분기 한자리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애플도 10%에 겨우 턱걸이하는 데 그쳤다.
2017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
특히,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오포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두 회사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오포는 지난해 화웨이를 꺾고 3분기와 4분기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화웨이는 올 1분기 다시 오포에 선두로 올라서며 세계 시장에서도 두 자릿수 점유율을 넘보고 있다.
화웨이의 성장은 ‘아너(Honor) 6X'와 ‘P10 시리즈’가 견인했다. 특히 화웨이의 아너 제품군이 오포에서 1위 자리를 빼앗는데 큰 역할을 했다. 화웨이가 아너 시리즈로 온라인 판매를 늘렸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스마트폰 ‘아너 매직(HonorMagic)’을 선보이고, 올해 초 듀얼 카메라가 탑재된 아너 6X로 인기몰이를 했다.
올해 첫 플래그십 프리미엄 스마트폰이자 20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로 화제가 된 P10도 올 상반기 갤럭시S8이 출시되지 않은 틈을 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P10은 당초 설명과는 다른 다른 스펙의 메모리칩을 사용해 논란과 신뢰성 문제가 일고 있어, 화웨이가 올 2분기에도 좋은 성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오포의 R9S / 연합뉴스 제공 |
올 1분기 중국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오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세계 시장에서 오포의 연간 출하량 성장률은 78%에 이른다. 화웨이와 오포의 격차는 2%포인트로 줄었다.
오포는 화웨이 등 경쟁사가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할 때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소비자와의 ‘스킨십’을 늘려나가는 전략을 구사했다. 또 20대~30대 셀피족(Selfie族)을 겨냥해 카메라 성능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명한 오포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전면에 1600만 화소의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R9S 시리즈’를 출시하며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업계는 중국 내에 20만개에 달하는 매장을 연 오포의 전략이 성숙해지면서 성과를 냈다고 분석한다. 오포는 오프라인 매장에 4년여에 걸쳐 투자한 결과 지난해 3·4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포는 곧 화웨이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에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알렌 우(Allen Wu) 오포 부사장은 포브스 아시아판과의 인터뷰에서 “오포가 중국에서 빠르게 성장한 것은 오프라인 소매점에 승부를 건 전략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웨이도 오포의 이런 전략을 따라 오프라인 소매점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비보는 오포와 함께 BBK그룹에 속해있는 형제 기업이다. 오포가 중저가 제품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면, 비보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비보는 삼성과 애플에 견줄만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X9'으로 30대 미만 젊은 층을 집중 공략했다.
비보는 ‘캡틴 아메리카:시빌워’ 등 할리우드 영화에 자사 제품을 간접 광고하고 한류스타 송중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젊은 층에 특화한 광고 전략으로도 소비자를 모았다. 오포와 비보는 연내 러시아 진출을 타진하며 세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과거 중국은 여러 중소 스마트폰 업체가 시장을 고루 나눠 가지고 있었다. ‘대륙의 실수’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샤오미가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화웨이·오포·비보에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상위권에는 새로운 스마트폰 업체가 더는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3강 체제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도 화웨이·오포·비보의 점유율은 총 24%로 삼성과 애플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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