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전통 무술 참패에 충격… 中재벌, 17억원 현상금

"이종 격투기를 꺾어라"

중국 태극권 고수가 '전통 무술은 가짜'라고 주장하는 이종 격투기 강사와 가진 대결에서 한주먹에 나가떨어진 사건이 일어나자 중국의 한 대기업 총수가 이 격투기 강사와 전통 무술 고수 간 대결에 1000만위안(약 17억원)의 상금을 내걸고 중국 무림의 자존심 회복을 독려하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쓰촨성 청두의 한 체육관에서 이종격투기 강사인 쉬샤오둥과 태극권 고수인 웨이레이가 대결하는 모습. /유투브 캡처

7일 중국 참고소식망 등에 따르면 중국 광둥 톈디(天地)식품그룹 천성(陳生) 회장은 격투기 강사 쉬샤오둥(徐曉冬·39)과 중국 전통 무술인의 대결에 1000만위안 상금을 내걸었다. 쉬샤오둥은 지난달 27일 쓰촨 청두 한 체육관에서 태극권 고수 웨이레이(魏雷·41)와 맞붙어 20초 만에 KO 승을 거둔 인물이다. 당시 이 시합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나돌면서 중국 대륙에서 논란이 됐다. 쉬샤오둥은 "중국 전통 무술은 시대에 뒤떨어졌고 실전 가치가 없는 사기이다. 언제든 도전을 받아주겠다"며 기세를 올렸다. 이에 쓰촨 태극권의 고수 루항(路行), 천스(陳式) 태극권 계승자 왕잔하이(王占海), 광저우 매화권 고수 리상셴(李尙賢), 영춘권 교두 리웨이쥔(黎偉軍) 등 중국 무림 5개 문파가 무더기로 도전장을 던졌다.

천 회장의 발표는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지난 3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중국 무림의 자존심을 회복시켜 줄 진정한 호걸을 찾는 데 1000만위안을 내놓겠다. 쉬샤오둥을 KO시켜달라'는 글을 올렸다. 천 회장은 명문 베이징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중국 사회 최고의 학벌을 뒤로하고 정육업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돼지고기 대왕'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그의 바람대로 대결이 벌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무술협회는 지난 4일 "쉬샤오둥과 웨이레이의 시합은 무덕(武德)에 위배되며 위법 요소가 있다"며 사사로운 개인 간 대결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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