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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박준우 "조윤선에 '보조금 TF' 인수인계, 기억 확실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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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기춘·조윤선 재판서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

머니투데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10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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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64)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됐을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명단) 관련 업무를 인수인계받지 않은 것 같다"고 증언했다. 이는 박 전 수석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한 진술과 배치되는 것이다.

박 전 수석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진행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과 조 전 장관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수석은 2013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그의 후임이 조 전 장관이다. 조 전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특검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2014년 6월 조 전 장관을 만나 업무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지했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다. 박 전 수석이 특검 조사에서 "조 전 장관에게 설명한 업무 현안 중 '민간단체 보조금 TF'도 있었다"고 진술한 탓이다. 이 TF는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이는 단체에 지원할 정부 예산을 정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전 수석은 자신의 진술을 다시 확인하는 특검 측 질문에 "(조 전 장관을) 30분 정도 만나 세월호 상황 관리, 정국 상황, 공무원연금 개혁, 4대악 척결 등을 설명했다"며 "특검 진술 내용에는 TF도 설명했다고 나오지만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보조금 TF가 정무수석실 주요 업무로 보기 어렵다"며 "그 내용의 90%는 교문수석실에서 하기 때문에 설명을 했다면 개괄적으로 했을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후 박 전 수석은 "조 전 장관은 TF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한다"는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의 지적에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면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은 것"이라며 "정확하지 않은 기억을 추정해서 말한 것이고 들은 사람이 들은 적이 없다면 내가 말을 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이 위증 가능성을 지적하자 박 전 수석은 "추정해서 말한 것일 뿐 일부러 왜곡해서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박 전 수석이 특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와 다른 취지의 증언을 하자 특검과 조 전 장관 측은 진술의 신빙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조서와 증언 내용이 다르다"며 "박 전 수석의 증언 태도를 보니 조사 과정에서도 난항을 겪었을 것 같은데 조서가 너무 깔끔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특검은 "특검 진술과 비교해 증언이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며 "혹시 서로 다르다고 판단하면 증인의 표정 등을 보면서 재판부가 느낀 것이 있으실 것"이라고 맞섰다. 특히 "특검은 박 전 수석을 추궁하지 않고 조사를 종료했다"며 "관련 내용은 정황 증거에 불과하고 특검이 애착을 가질 필요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전 수석은 이날 김 전 실장으로부터 보조금 TF 관련 업무에 대한 지시를 직접 받았는지에 대한 기억도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TF를 한 것은 맞지만 김 전 실장의 지시였는지 신동철 전 비서관의 건의로 교문수석실을 도우려 한 것인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며 "보조금 관련 업무가 정무수석실에서 담당하는 부분이 굉장히 작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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