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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특검 "이재용, 최순실 영향력 알고 승마 지원" VS 삼성 "최순실에게 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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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 수뇌부 4인의 뇌물죄 재판에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 관련 대가성 여부와 최씨 모녀에 대한 삼성의 인지 시점을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특검은 “삼성이 최씨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정씨 승마 지원을 하기 위해 졸속으로 컨설팅 용역계약을 맺은 증거가 뚜렷하다"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단은 “승마 관련해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2차 독대 당시 이 부회장이 질책을 당한 이후, 긴급 지원을 하게 된 것일 뿐 대가성은 없었다"며 “삼성으로서는 최씨에게 속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조선비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8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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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최씨 영향력 알고 최씨 지원” vs 삼성 “최씨, 박원오 전 전무가 꾸민 일”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8차 공판에서 특검은 삼성승마단의 해외전지훈련 지원을 위해 삼성전자가 작성한 컨설팅계약서를 제시했다.

특검 측은 “계약서에는 ‘컨설팅회사가 능력, 자원, 경험, 자격이 있어야 하며 높은 기술 수준으로 수행해야한다’고 적시하고 있지만, 삼성은 따로 검증도 하지 않고 최씨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최씨가 해달라는 대로 비덱스포츠(독일 페이퍼컴퍼니)와 용역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또한 삼성이 2015년 8월 최씨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아내가 대표로 등재된 피엔케이홀딩스와 승마단 자문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을 증거로 제시했다. 특검은 삼성이 피엔케이홀딩스에 초기비용 2억원과 매달 1200여만원의 돈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은 “최씨가 정씨의 승마 지원을 박 전 전무에게 지시하거나 여러 부탁을 했고, 박 전 전무는 삼성 수뇌부와 직접 연락을 했다"며 “최씨가 삼성을 통해 여러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박 전 전무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도록 힘썼고 삼성도 이를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이 모든 것이 최씨와 박 전 전무가 꾸민 일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2015년 6월부터 박 전 전무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여러차례 승마지원 관련 로드맵(보고서)를 제시했지만 박 전 사장은 금액이 크다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거나 무시했다"며 “삼성이 먼저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하기 위해 보고서 등을 요청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또한 박 전 전무 관련 용역계약건과 관련해서는 “이전에 한화도 피엔케이홀딩스와 자문계약을 맺었고 시간이 갈수록 일정한 비율로 지원 금액을 높였다"며 “시간에 따라 올린 것이고 초기비용 2억원은 박 전 전무가 우리나라 승마계 뿐 아니라 아시아 승마계 유력자여서 일종의 활동비로 미리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특검 “삼성, 대통령 2차 독대 전 최씨 영향력 알았다” vs 삼성 “독대 이후 최씨 알았다”

특검 측은 박 전 사장의 문자메시지 내역을 제시하고, 박 전 사장이 2015년 7월 23일 오전 박 전 전무의 전화번호를 알아본 이후 같은해 7월 24일 예정에 없던 독일 프랑크프루트 비행기표를 알아본 것과 관련해 이미 대통령 2차 독대 전에 최씨의 영향력을 알고 있었던 증거라고 제시했다.

특검 측은 "변호인단은 2015년 7월 25일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차 독대에서 질책이 있고 난 이후 최씨와 정씨 존재를 알게 됐다고 주장하지만 이 문자 내역을 보면 그 전에 이미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앞서 “삼성이 최씨와 정씨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독대 이후로, 박 전 대통령에게 질책을 받고 지원한 것이지 뇌물을 준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삼성 변호인단은 "박 전 사장은 당시 아시아승마협회장 선거 준비를 위해 출장이 잦았다"며 “2015년 7월 23일 내부회의에서 이 부회장으로부터 ‘올림픽 승마지원’을 좀 더 계획적으로 준비해달라는 지시를 받고 출장을 간 김에 선거 준비와 관련해 독일에 가서 박 전 전무를 만나기로 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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