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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마구잡이로 제주부동산 사들이던 중국인 ‘빠질까 유지할까’ 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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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의 투자가 부진해지고 있다. 중국인은 2012~2014년 제주지역의 토지와 건물을 빠른 속도로 사들였지만 최근 들어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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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제주지역 부동산 보유 규모. 제공=한국은행제주본부, 제주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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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관광객을 위해 조성한 제주시 바오젠거리가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 이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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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중국인을 대상으로 분양하기 위해 중산간에 공사 중이었던 콘도건설 현장.


27일 한국은행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중국인 부동산 투자 둔화요인 및 평가’보고서를 보면 3월말 기준 중국인의 제주지역 토지 보유규모는 970만㎡으로, 도내 전체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2279만㎡)의 42.6%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의 제주지역 토지 소유는 2013년말과 비교하면 208% 증가한 규모로, 최근 3년간 많은 양의 토지를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의 제주지역 토지 보유 규모는 올 들어 보합세를 나타내다 지난 3월 이후에는 감소(-1.2%)로 전환했다.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지역 건축물도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인이 소유한 건축물은 33만㎡로, 외국인이 소유한 도내 건축물의 73%를 차지한다. 2011년말 중국인의 건축물 보유 규모가 6895㎡임을 감안하면 5년만에 면적기준으로 40배 이상 늘어났다. 부동산투자이민제 도입 이후 휴양체류시설에 대한 중국인의 투자가 2012~2014년 큰 폭으로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인의 건축물 취득 증가율은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제주지역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의 투자가 정체된 배경은 대내외적 요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중국 외환관리국에서 외환유출 방지를 위해 자국민의 해외투자를 억제한 것이 투자 위축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범죄 증가와 중국인이 제주지역 부동산을 마구잡이로 잠식한다는 지역사회의 우려, 중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한 몫했다. 실제 부동산투자이민제 실시 이후 제주지역에 대한 중국인의 투자가 잇따랐고 난개발도 적지 않았다.

국내자본까지 몰려들면서 급등한 제주지역의 부동산 가격도 투자에 부담이 되고 있다. 제주지역 부동산은 2013년 말보다 20% 가량 급등했다.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망세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중국인의 부동산 투자 축소가 제주지역 부동산 가격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지역 부동산 거래량 중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미미하고, 중국인이 보유한 토지와 건축물 규모도 전체 제주도 면적대비 0.53%, 0.73%로 작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인의 부동산 매각이 가속화될 경우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로 전환하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아직까지 중국인 투자자의 매각 움직임은 없지만 사드배치로 인한 보복조치로 매각이 확산될 수도 있다”며 “중국인의 대규모 부동산 매각이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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