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없는 2층, 3층, 지하 1층 건물 많아
대구시 서구 비산6동 주민센터가 옥탑방처럼 보이는 3층 회의실에 사전투표소를 설치하자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까지 장애인과 노약자들은 어떻게 오르느냐”는 주민들 비난이 쏟아졌다. 대구 서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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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건물과 3층 건물, 지하실에 투표소가 있어요. 엘리베이터도 없습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은 어떻게 투표를 하란 말입니까.”
다음달 4일과 5일, 대통령선거 사전투표를 앞두고 대구지역 투표소 10곳 가운데 4곳은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건물의 2층이나 3층, 지하실에 마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역 5개 장애인단체로 이뤄진 ‘대구·경북 장애인차별상담 전화네트워크’는 27일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대구지역 사전투표소 139곳을 조사해봤더니, 59%인 82곳만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1층 건물에 투표소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35%가 넘는 49곳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2층 건물에 투표소가 설치됐으며, 검단동 사전투표소, 관음동 사전투표소 등 6곳은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는 지하 1층에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시 서구 평리2동 주민센터와 서구 비산6동 주민센터는 계단만 있는 3층 건물에 사전투표소를 설치해 장애인과 노약자 등이 과연 투표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네트워크 쪽은 비판했다. 주민센터 3층 회의실을 사전투표장으로 꾸며놓은 서구 비산6동 주민센터 쪽은 “마땅한 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3층 회의실에 투표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들은 “지난해 20대 총선 사전투표 때는 1층 건물비율이 60.4%였지만, 이번에는 59%로 1년 만에 도리어 뒷걸음쳤다.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또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사는 전체 사전투표소 139곳 중 겨우 16곳에 배치될 예정이다. 김시형(35) 대구·경북 장애인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들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여러 차례 걸쳐 사전투표소를 건물 1층에 마련하라고 지적하고 권고했다. 하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성규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은 “사전투표소는 가능하면 주민센터를 활용해야 하는 제한 때문에 불가피하게 2층이나 3층 건물에 설치했다. 장애인들의 불편이 많은 사전투표소에는 1층에 임시 기표소를 따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선관위가 임시 기표소를 너무 좁게 만들어 몸이 힘들고 비밀유지도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구시선관위는 “다음달 9일 치러지는 대통령선거 투표소는 대구지역에 모두 617곳이 설치되며, 이중 1층 건물이 599곳이다. 나머지 18곳은 지하 1층이나 2층 또는 3층 건물에 투표소가 있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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