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현역 부적합’ 판정 16개월 만에 전역
의정부지법, 징역6월·집행유예 2년 선고
군복무 시절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장교와 부사관 등 여군 상관을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이 남성은 ‘현역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고 입대 1년4개월 만에 전역 조처돼 민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1단독 정성민 판사는 상관 모욕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ㄱ(22)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전부 자백하고 형사 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판시했다. ㄱ씨는 지난해 7월 상병으로 복무하던 경기북부지역 한 군부대 생활관에서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여군인 ㄴ중위에게 성희롱 발언 등 막말을 한 뒤 침대에 누워 성행위를 묘사하는 행동을 하는 등 상관을 모욕했다.
ㄴ중위뿐 아니라 ㄷ중사와 ㄹ소령 등 다른 여군들도 비슷한 시기에 생활관에서 ㄱ상병에게 모욕을 당했다. ㄷ중사는 ㄴ중위 같은 방식으로 모욕적인 말을 들었고 ㄹ소령은 “검정고시를 잘 보라”며 ㄱ상병에게 엿을 줬다가 험한 욕을 듣기도 했다.
ㄱ상병은 또 중대장인 ㅁ대위가 자신의 집에 전화해 정신과 치료를 권유하고 전출시켜 주지 않는다며 두 차례에 걸쳐 욕을 퍼붓기도 했다. 해당 군부대는 부대 안 성 군기 조사 중 ㄱ상병의 모욕 행위를 파악했으며 결국 ㄱ상병은 군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ㄱ상병은 조울병 진단을 받았고, 해당 군부대는 ‘현역 복무 부적합’으로 판정해 입대 1년4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ㄱ상병을 전역시켰다.
군 검찰은 의정부지검에 사건을 넘겨 ㄱ씨는 의정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았다. ㄱ씨는 지난해 6∼7월 아무 이유 없이 후임병 2명을 폭행한 혐의도 받았으나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아 이 혐의는 기각됐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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