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19대 대통령에게 묻다]③산간오지 청소년-2. 강원도 김상범·이종혁군 인터뷰 ]
강원 화천군 산골마을에 사는 이종혁군(18·간동고 2년)./사진=김평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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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시에 사는 김상범군(18·황지고 2년)은 하교 후 갈 곳이 없다. 학교 주변이나 시내에서 영화관이나 커피점은 찾아보기 힘들다.
태백은 폐광지역으로 지역 개발이 저조한 상태다. 인구는 지난해 기준 5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
김군은 "학생들이 공부 스트레스를 해소하러 갈 곳이 PC방밖에 없다"며 "작은 영화관이라도 있으면 좋겠지만 경제성이 없어 못 들어온다더라"고 말했다.
이종혁군(18·간동고 2년)이 사는 강원 화천군 산골 마을은 더 열악하다. 근처 마을 어디에도 커피숍 하나 없다. 이군과의 인터뷰는 치킨집에서 진행됐다.
이군은 "주변에 영화관이나 카페, 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매우 부족하다"며 "남는 시간에 갈 데가 없다"고 말했다. 영화관이나 프랜차이즈 음식점 한 번 가는 일이 특별한 경험이다.
교육 여건도 열악하다. 이군은 "출발선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군이 재학 중인 간동고 3학년 학생 수는 단 10명이다. 이군이 받을 수 있는 내신성적은 잘해야 2등급이다.
전교 1등을 하면 상위 10%인 셈인데 현재 고등학교 내신등급 산출방식에 따르면 상위 4%까지만 1등급을 받는다. 이군은 "학생 수가 적어서 전교 1등을 해도 1등급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생 수가 적어 학년당 학급은 문과 하나뿐이다. 이과를 선택하면 춘천이나 화천의 다른 학교로 진학하거나 독학해야 한다.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이군은 사교육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독학하거나 인터넷 강의로 해결했다. 이 지역의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사교육은 선생님 한 명이 운영하는 공부방 하나가 전부다.
학원에 가려면 춘천이나 화천까지 약 30분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그나마 춘천 가는 버스는 하루 3차례, 화천 읍내에 가는 버스는 하루 8차례 운영된다.
교육여건이 부실하다 보니 재능을 살릴 기회도 적다. 태백시의 김군은 "춤이나 노래 등 창작활동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태백에도 굉장히 많다"며 "학교에서 워낙 지원이 적다 보니 학원에 다녀야 하는데 태백에는 보컬학원도 없다"고 말했다.
강원도 일부 산간 오지 학교는 학생이 적다는 이유로 통폐합 위기에 놓였다. 강원도 통폐합 대상 학교는 △초등학교 220곳 △중학교 65곳 △고등학교 21곳 등 306개 학교다. 전체 학교의 45.5%가 통폐합 대상이다. 특히 횡성, 영월, 화천, 고성지역의 초등학교는 5곳 중 4곳이 사라질 위기다.
교육부가 2015년 마련한 '적정 규모 학교 육성과 분교장 개편 권고 기준'에 따르면 △60명 이하 면 지역 초등학교 △120명 이하 읍 지역 초등학교(중등은 180명) △240명 이하 도시지역 초등학교(중등은 300명)를 통폐합 대상으로 삼았다.
이군이 속한 화천 간동고도 통폐합 대상이다. 이군은 "경제 논리에 맞지 않더라도 지역 고등학교가 지역사회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고 말했다.
김군은 사회복지사를 꿈꾼다. 김군은 "소수라는 이유로 공공부문에서조차 경제논리에 밀려 배제돼선 안된다"며 "소외되는 사람들도 품어내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원 태백시에 사는 김상범군(18·황지고 2년)./사진제공=김상범군 |
화천(강원)=김평화 기자 peace@,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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