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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이방카 “아버지, 여성 위해 노력”… 청중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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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대 데뷔’ 獨 여성회의서 트럼프 두둔하다 야유 받아

동아일보

“아버지는 가족을 돕고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대단한 챔피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35·사진)가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여성경제정상회의에서 아버지를 적극 옹호하다 빈축을 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 등 세계 주요 여성지도자들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여성이 일자리와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초청으로 이 회의에 참가한 이방카는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자주 했던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을 평소 가족에게 대단히 헌신적이며 여성 권리를 위해 노력해온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방카는 “아버지는 여성이 남성만큼 일을 잘할 수 있는 잠재력과 능력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아버지가 사업을 해온 수십 년 동안 함께 일했던 수천 명의 여성들이 증인”이라고 말했다. 방청석에서는 순식간에 “우∼” 하는 아유가 쏟아졌다.

이방카는 아버지가 사업가로서 그랬듯 대통령으로서도 여성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거듭 설명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방카는 사회자가 ‘트럼프의 과거 행동들을 볼 때 그가 정말 여성 권리를 강화시킬 수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 든다’고 질문하자 개인적 경험을 들어 반박했다. 이방카는 “난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자랑스러운 지지자였다”며 “아버지는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북돋아줬고, 나는 남자 형제들과 아무런 차별 없이 그 어떤 장벽도 없는 집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보좌관이라는 오묘한 위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미국의 퍼스트 도터(딸)’로서 당신은 누구를 대표하는가. 아버지냐, 미국인이냐, 당신의 사업이냐”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확실히 후자(사업)는 아니다”라며 “새 역할을 맡은 지 아직 100일도 되지 않아 확실히 익숙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듣고 배우면서 내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려 깊은 남녀의 조언을 구하면서 여성이 국내외에서 경제적으로 힘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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