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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쇄신의 힘… 현대중 ‘수주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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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개선 약발… 3년 만에 최대 실적

조선업 불황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이 3년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을 올렸다. 업황 회복에 따른 전반적인 수주 회복이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경영개선작업 등에 따른 선주 신뢰 회복에 따른 성과라 더욱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는 올해 들어 4월까지 총 39척, 23억달러어치의 선박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2014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또 이는 작년 같은 기간(8척, 5억달러)과 비교하면 수주 금액으로 4.7배 늘어난 것이다. 4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64척, 59억달러)의 약 39%를 달성했다.

수주 실적이 최근 들어 더욱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이달에만 총 18척, 9억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실적은 선주가 향후에 추가로 같은 선박을 구매하는 ‘옵션’까지 행사한다고 치면 4월 한 달간 최대 31척, 15억달러에 달한다. 이 외에도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LPG운반선과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등 총 3척, 현대미포조선은 LNG벙커링선 2척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세계일보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선전이 전반적인 업황 회복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같은 기간 7척(7억7000만달러), 2척(15억달러)의 배를 주문받는 데 그쳤다. 또한 당초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새 배 발주량이 늘어나 조선사의 ‘수주 절벽’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영국의 조선·해운 리서치 기관 클락슨은 최근 전망에서 2018년 이후 선박 발주량을 종전보다 낮춰 잡았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을 다른 회사보다 한 발 앞선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결과물로 풀이한다.

2014년부터 다른 조선사보다 먼저 자체 구조조정을 시작한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자로 조선·비조선 계열사를 분사한 뒤 각 회사별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경영개선을 통한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확보와 친환경 선박에 대한 최고의 기술력 등을 어필하며 선주사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런 전략은 한국 조선업계의 ‘큰손’인 유럽 선주사들이 선박 연비와 품질에만 중점을 두고 발주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선박을 적기에 인도받기 위해 조선사의 재무상태를 최우선적으로 살피는 분위기와도 맞아떨어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의 신조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시장 가격보다 높은 금액에 계약이 성사되고 있고, 수주 관련 문의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5월에도 수주 계약이 잇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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