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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트럼프, 최고 우방 캐나다와도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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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캐나다가 미국에 대해 아주 거칠다”

미국산 우유와 캐나다 목재 놓고 서로 보복관세

트뤼도 총리, “캐나다 이익 수호에 단호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의 최고 우방인 캐나다와도 무역전쟁을 마다않고 있다. 이는 미-캐나다의 역사적 관계에서 전례가 없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농부들과의 원탁회의 도중 “사람들은 캐나다가 미국에 대해 아주 거칠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나는 캐나다를 사랑하나, 그들은 수년동안 우리 정치인들을 속였고 당신들은 그걸 알고 있다”고 캐나다를 비난했다.

트럼프의 이런 캐나다 비난은 이는 캐나다가 최근 미국산 치즈 원료용 우유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농부들과의 만남에 앞서 트위터에도 “캐나다가 위스콘신 주, 양국 국경 지대 다른 주에 있는 우리 낙농업자들의 사업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두고 봐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캐나다에 대한 무역보복 조처를 확정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산 소프트우드 목재에 24%까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스 장과는 캐나다가 소프트우드 목재에 정부 보조금을 부당하게 제공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캐나다 소프트우드의 80%는 미국에 수출되며, 그 규모는 연간 50억달러에 달한다.

쥐스텡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맞대응에 나섰다. 그는 캐나다 <시티브이>(CTV)와의 회견에서 “나는 예의가 바르나, 캐나다의 이익을 지키는데는 아주 단호하다”고 말했다. 그의 이 발언은 로스 미 상무장관이 백악관에서 캐나다의 무역정책에 대한 강경자세를 밝힌지 45분만에 나온 것이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경제에서 미국과 서로 아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며 “그러나 이는 일방적 관계가 아니며, 국경을 두텁게 하는 것은 양쪽의 주민들을 해치는 것이다”고 경고했다.

로스 장관은 백악관 언론브리핑에 등장해 “미국과 캐나다는 밀접한 동맹이고, 중요한 동맹이고, 좋은 이웃이다”면서도 “그것이 규칙을 지켜야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양국 사이의 말과 행동의 격화는 지난 2013년 캐나다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동참하지 않은 이후 최대의 관계 악화이다. 양쪽 모두 대결을 피하지 않을 분위기이다.

캐나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언사는 공화당뿐만 아니라 목재 및 낙농 산업 주의 민주당 의원들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다. 미네소타의 에이미 클로부차르 민주당 상원의원은 캐나다 목재에 대한 관세를 미네소타 주의 노동자와 농촌 마을들에게는 “환영할 구제”라고 축하했다. 위스컨신의 스콧 워커 공화당 주지사는 위스컨신의 낙농업 농부들을 보호하는 조처라고 치하했다.

캐나다 관리들도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에 따라서 자국산 목재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가를 제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나프타를 개정하겠다는 공약에 내건 트럼프는 최근 일주일 동안 캐나다에 대한 비난을 고조시켜 왔다. 그는 지난주 위스컨신에서 농부들과의 모임에서 캐나다의 낙농 무역정책들이 “아주 불공정”하다며 이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미-캐나다 관계 악화는 캐나다가 수출하는 소프트우드 목재, 그리고 캐나다가 수입하는 치즈 원료용 우유를 분쟁으로 시작됐다. 캐나다 온타리오는 지난해 낙농업자들은 미국의 경쟁자에게 가격 인하를 강요하는 새로운 가격정책을 채택했다. 미국이 몇몇 낙농 처리업자들은 캐나다의 치즈제조업자들과의 관계를 끊었고, 이는 위스컨신의 75개 농장과의 계약 취소로 이어졌다.

소프트우드 목재를 둘러싼 분쟁은 수십년이 된 사안이다. 미국 목재산업은 오랫동안 캐나다 정부가 목재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불평해왔다. 정부 땅에서 나오는 싼 목재를 팔고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산림의 대부분은 정부 소유이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은 캐나다 목재에 상쇄관세를 4차례 부과하며 대응해왔다. 지난 2001년 미국이 상쇄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는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고문인 피터 나바로는 세계무역기구의 결정이 불공정하다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캐나다 목재의 보조금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고, 이는 이번주 상무부가 약 20%의 상쇄 관세를 부과하는 발표로 이어졌다. 이는 관세 부가액은 약 10억달러에 해당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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