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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中, '간첩 혐의' 중국계 美여성에 징역 및 강제추방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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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2년 만에 판결…"미·중 관계 가늠할 바로미터"

美 인권단체 "트럼프 정부 인권정책 '미국인 퍼스트' 경향 나타내" 호평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7일 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간첩 혐의로 체포한 중국계 미국 여성 사업가에 대해 징역형과 함께 강제추방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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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완펀의 구금 전 모습 [세이브 샌디 트위터 캡처]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재판부는 이날 이미 2년째 복역 중인 판완펀(潘婉芬·영어명 샌디 판-길리스·57)에 대한 간첩 혐의를 받아들여 3년 6개월 징역형과 강제추방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추방 시점이 남은 형기를 채운 이후인지 아니면 그 이전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판은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아무런 진술을 하지 않았으며 재판 전에는 변호사에게 형이 가볍다면 항소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판의 남편인 제프 질리스는 "샌디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 행복할 뿐"이라며 더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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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완펀의 남편 제프 질리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휴스턴에 거주하던 판은 2015년 3월 휴스턴시 홍보단 일원으로 자매 도시인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을 방문하기 위해 난닝에 들렀다가 중국 당국에 억류됐다.

중국 정부는 판이 국가 기밀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판의 남편이 이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중국 정부는 판이 1996년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스파이 활동을 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인 1997~1998년 외국 간첩 기관에서 활동할 중국 국민을 모집했다며 간첩 혐의를 적용했으나 판의 남편은 아내의 여권 기록상 1996년 중국에 출입국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판의 구금 문제는 이전 정권인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미국과 중국 정부 간 갈등을 촉발하는 요인이 됐다.

이런 이유로 이번 재판은 미·중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관측되며 관심을 모았다.

양국 관리들은 이달 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의 구금 문제를 논의했으며 정상회담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끝나자 이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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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이집트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아야 히자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교도소 대신 경찰 구치소에 수감된 판이 조기 추방된다면 아동 학대 혐의로 3년간 이집트에 구금됐다가 지난주 풀려난 이집트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아야 히자지(29)에 이어 미 정부가 독재 정권에서 자국민을 구출해낸 두 번째 사례가 된다고 미 인권단체는 강조했다.

미국 내 중국 인권단체인 두이화(對話)재단의 존 캄 국장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인권정책 경향을 말하자면 '미국인 퍼스트'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판의 석방을 위해 양국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활동을 펼친 캄 국장은 그러나 중국에 억류된 미국인이 100여 명에 이르며 이들 중 상당수가 국가기밀 탈취 같은 국가 보안 혐의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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