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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혈의 누'부터 '즐거운 나의 집'까지…110년 신문소설史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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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전…정이현, 김영하 등 문학콘서트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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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 연재됐던 박경리 '토지4부'와 단행본 모습 /사진=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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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가난한 작가들의 예술혼을 불태우게 했던 극장이자 무대였으며 또한 가난하고 천하였을 때 함께 고락을 같이해 온 친구이자 술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으며 함께 고생해왔던 부부 이상의 동반자였던 것이다." (최인호 '사라지는 신문연재 소설', 중앙일보, 2001년 1월 13일)

매일 새로운 소식과 함께 배달돼 독자들에게 설렘을 안겨줬던 신문 연재 소설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5일부터 '매일 읽는 즐거움-독자가 열광한 신문소설'전을 연다.

매일 발간되는 신문은 작가들에게 작품을 발표하는 자리이자 독자들이 새로운 읽을거리를 만나는 공간이었다. 인기 높은 소설은 해당 신문의 발행 부수까지 좌우하곤 했다. 특히 1920년대 제대로 된 책을 사서 읽기 어려웠던 대중들에게 신문에 실린 소설은 특별한 읽을거리였다. 인기 있는 소설은 단행본으로 출판되거나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며 대중문화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함께 기획한 이근욱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날 개막식에서 "당시 가정집보다 기차역을 중심으로 신문이 보급돼 멀리 사는 사람은 일찍부터 기차역까지 걸어가 신문 소설을 읽곤 했다"며 "신문소설은 종이책을 사보기 힘들었던 때 (사람들이) 목놓아 기다리던 읽을 거리이자 가장 대중적이고 일상적인 소설의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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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욱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겸임교수는 25일 개막전에서 "소설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형태의 소설을 소개하면서 소설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사진=박다해 기자


이번 전시는 △ 신문소설이 걸어온 길 △ 신문소설과 함께한 삽화 △ 신문소설 깊이 알기 △영상으로 보는 신문소설 △ 직접 보는 신문소설 등 5개 테마로 구성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소설로 꼽히는 '혈의 누'부터 공지영 '즐거운 나의 집'에 이르기까지 신문 소설의 역사를 형성기(1896년~1920년)-확산기(1921년~1950년)-전성기(1951년~1990년)-쇠퇴기(1991년~현재)로 나눴다. 110년의 역사 속에는 '무정', '만세전',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근현대 한국문학사의 주축이 된 작품부터 '토지', '상도', 한강' 등 굵직한 장편소설까지 두루 포진해있다.

2부에는 안석주, 이우범, 김영주, 김태권 등 소설을 한층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던 주요 삽화작품 및 작가를 소개한다. 신문 소설은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된 연재 형식이지만 삽화를 함께 싣는 것은 한국과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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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은 신문 소설과 함께 실린 유명 삽화를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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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무정', 심훈 '상록수', 정비석 '자유부인' 등 10개 작품이 실제로 실린 신문 연재면과 단행본 등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자료도 만날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작품은 원작 해설과 함께 직접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체험 공간도 다채롭다. 확대 제작된 신문 소설을 직접 읽거나 소설 단행본을 제작해 볼 수 있다. 인기 작가들의 얼굴을 색칠하면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전시 기간 동안 정이현(5월 13일, ‘달콤한 나의 도시’ 연재), 김선우(5월 27일, ‘세 개의 달’ 연재), 김영하(6월 3일, ‘퀴즈쇼’ 연재) 등 신문에 소설을 연재했던 주요 작가들의 문학콘서트도 마련된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시대, 근대 이후 독서 문화발전을 이끌었던 신문과 우리 문학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6월 18일까지.

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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