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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국정원, 朴 비판 연극 나오자 '이념편향' 문건 작성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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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국정원 문건 공개…'좌편향' '이념편향적 인물들']

머니투데이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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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부녀를 풍자한 연극 '개구리'가 공연된 이후 국가정보원이 '좌편향이 지나치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에 대한 공판에서는 김모 전 문체부 예술정책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정책관은 2013년 9월쯤 문체부 산하 국립극단이 연극 개구리를 공연한 이후 청와대가 문체부를 질책한 일이 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정책관은 이 작품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 부녀를 부정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김 전 정책관은 "공연이 되고 신문에 기사가 났던 걸로 기억한다"며 "기사가 난 후 연극에 대해 지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특검 측에서 '시도의 문화재단 좌편향 일탈 행태 시정 필요'라는 내용의 국정원 문건이 제시됐다. 이 문건에는 '좌편향', '이념편향적인 인물들', '좌편향이 지나치다'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개구리'는 연극 연출가인 박근형씨가 연출한 작품으로, '문화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의 시발점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013년 9월 수석비서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개구리도 용서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엔 국립극단이 '개구리 같은 작품을 쓰지 말아달라'며 작가들을 단속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립극단 관계자가 지난해 5월 '작가의 방'에 참여한 작가들에게 "'개구리' 때 일 기억하시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작품을 써 달라", "사회 비판은 극단에 가서 하시고, 국립극단을 위한 걸 써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립극단 측은 '개구리' 같은 작품을 쓰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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