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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생생中國] 화웨이 제치고 中 스마트폰 1위 부부가오전자…유능한 후계자 발탁, 소비자 트렌드 꿰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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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삼성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에서 세계 1위다. 대단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에서 균열이 보인다. 중국이 코밑까지 들어왔다. 중국이 손댄 제조업은 10년이면 어떤 아이템도 모두 거덜 났다.

2016년 세계 최대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어떨까. 한국의 최고 기업, 세계 1위 기업 삼성의 위상이 놀랍게 추락했다. 삼성이 중국에서는 5위권밖으로 밀려났다. 2016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기업은 화웨이다. 중국 업체들 순위를 보면 두드러진 특징이 화웨이의 선전과 샤오미의 추락이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업체지만 핸드폰 시장에서도 통신 분야 기초기술을 바탕으로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기준 1위는 21%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화웨이고 중국의 2위, 3위 업체인 오포(Oppo)가 16%, 비보(Vivo)가 13%다. 샤오미는 8%다.

화웨이는 전략적인 포석이었지만 삼성전자에 특허소송을 걸기도 했다. 그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2016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위 기업 순서를 보면 중국 통신사 ZTE가 4123건으로 1위였고, 2위는 3692건의 특허를 낸 화웨이였다. 미국 퀄컴이 3위, 한국의 삼성은 9위였다.

2017년 들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변화가 일어났다. 2017년 1분기 중국 시장에서 1위를 한 업체는 17%의 점유율을 차지한 오포였고 2위는 15%의 비보다. 3위가 애플, 4위가 화웨이였다. 점유율에서 드러났듯 이제 중국의 진짜 스마트폰 1위 업체는 더 이상 화웨이가 아니다. 오포와 비보를 자회사로 거느린 ‘부부가오전자’가 1위다. 2위, 3위 업체인 오포와 비보는 모두 중국 광둥의 영상음향기기 전문업체인 부부가오전자의 자회사다. 두 회사 점유율을 합하면 부부가오전자의 점유율이 29%로 화웨이를 넘어선다.

▶‘중국판 애플’ 샤오미 추락

오포와 비보, 화웨이 추월

창업자의 통 큰 베팅 통해

트렌드포스 전망에 따르면 2017년 양 사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33%에 달할 전망이다. 전 세계 시장에서 부부가오전자 점유율은 2016년에는 9%로 3위인 화웨이 다음으로 4위였지만, 2017년에는 16%로 애플과 비슷한 세계 2위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대륙의 실수’라는 별칭으로 질풍노도처럼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었고 삼성을 제치고 진격하는 듯했던 샤오미가 추락하고, 대신 오포와 비보가 그 자리를 꿰차고 앉은 것이다. 애플, 구글, 모토로라,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베낀 ‘중국판 애플’ 샤오미의 추락은 결국 베낀 기술로는 3년 못 간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오포와 비보, 부부가오전자가 스마트폰에서 급부상한 비밀은 무엇일까.

첫째,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이다. 기술은 시장을 못 이기고 소비자는 왕이다. 중국 스마트폰 소비의 대세는 20~30대다. 오포와 비보는 이들이 카메라와 오디오 음향에 심취한 것에 착안, 모회사인 영상음향기기 업체 부부가오의 기술을 스마트폰에 접목했다. 20~30대 체험소비의 특성을 고려해 샤오미와는 정반대로 20만개 이상의 오프라인 체험 매장을 만든 것이 중국 1위로 부상한 비결이다.

둘째는 올해 56세인 장시성 출신의 창업자 돤융핑(段永平)의 촉(觸)이다. 전자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돤융핑은 애플에도 투자하고 인터넷회사 넷이즈, 심지어 백주 회사인 마오타이에까지 투자해 대박을 냈다. 2006년에는 워런 버핏과의 점심에 62만달러를 제시하기도 한 인물이다.

전자 사업에서 손 떼고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회사 오포와 비보를 설립해 유능한 후계자를 선택하고 그들의 판단과 젊은 감각을 믿어주고 베팅했다. 믿지 못하면 쓰지 말고, 쓰면 끝까지 믿고 밀어주는 중국인의 전통적 사고를 그대로 실천했기에 화웨이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04호 (2017.04.19~04.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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